(9)

순간, 흑의 중년인이 흠칫하였지만,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앞으로 나서며 소리쳤다.

“ 애송아! 살고 싶으면 무릎꿇고 빌어라. 그렇지 않으면, … . ”

말을 하면서 두손으로 찢어버린다는 흉내를 내었다.

“ … ”

장진호는 아무말 하지 않고 목검을 고쳐 잡으면서 상대의 움직임에 집중하였고, 그런 장진호를 보면서 강호법이란 흑의 중년인도 긴장을 하였다.

장진호의 몸에서 발산되는 기를 통해 상대가 보통이 아님을 직감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보면서 미동도 하지 않았다.

수뇌부들 뿐만 아니라 포위를 하고 있던 적사회 인물들도 긴장을 하면서 손에 땀을 쥐고 그 광경을 쳐다보았다.

그렇게 일각의 시간이 지나가자, 바람이 불어왔다.

“ 휘이잉～ ”

주위를 휘감아 오던 바람에 의해 먼지가 확 일면서 아주 잠시동안 두 사람의 시야를 가렸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흑의 중년인이 장진호에게 달려들었다.

달려드는 그의 양 손에는 등에 있던 중도(中刀)가 쥐어져 있었다.

순간, 장진호의 눈이 반짝였다.

‘ 이도류? ’

생긴 것과 달리 흑의인의 몸은 아주 날렵하였고, 순식간에 두 사람의 거리를 좁혀와서는 상하 양쪽으로 공격을 하였다.

장진호는 들고 있던 목검에 내기를 불어 넣고는 정면으로 치고 들어가 그자의 진검과 부딪쳤다.

“ 카강～ ”

“ 이얏! ”

부딪쳤던 두 사람은 힘을 주어 서로를 밀쳐내었다.

장진호의 목검에는 흠집이 있긴 하였지만, 멀쩡하였다.

“ 헉! ”

반면에, 흑의인이 들고 있던 중도의 날은 엉망이 되어 있었고, 도신 자체도 곧 부서질 것처럼 금이 가 있었다.

강호법이라는 흑의인은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났다가 자신의 행태를 보고는 얼굴을 붉혔다.

강호법은 들고 있던 중도를 버리고 네 개의 비도를 꺼냈다.

그 모습을 본 장진호는 아직까지 비도를 받아본 적이 없었으므로 긴장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두 사람의 상황을 보던 적사회주가 찌푸린 얼굴을 하며 우측에 있던 삼십대 후반의 청의 중년인에게 말하였다.

“ 역시, 보통이 아냐! 정호법이 도와 주게. ”

“ 네! ”

정호법이란 불린 기골이 장대한 청의인은 커다란 도끼(大斧)를 들고 두 사람이 대치하는 곳으로 다가갔다.

몸집에 비해 몸놀림이 아주 가벼웠다.

한참 대치중이던 장진호는 청의인이 다가오자, 얼굴을 찡그렸다.

“ 휴～ ”

한숨을 내쉰 장진호는 내공을 끌어 올렸다.

원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제는 어쩔 수가 없었다.

내공을 끌어 올려 목검에 주입을 하자, 목검의 기가 달라졌고, 그것을 느낀 강호법의 얼굴은 자연스럽게 경직되었다.

유람이라도 나온 것처럼 여유있게 다가오던 정호법도 목검의 기를 느끼고 얼굴이 굳어졌다.

그는 커다란 도끼를 고쳐 잡고, 강호법의 옆에 자리를 잡았다.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적사회주 역시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에 그런 기운을 제대로 느낄 수 없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강호법과 정호법이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자, 의아하다는 표정을 하였다.

커다란 도끼를 가진 정호법이 먼저 움직였고, 비도를 가진 강호법이 뒤에서 정호법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였다.

장진호는 목검을 들고 두 사람의 움직임을 주시하였다.

“ 얏! ”

어느 순간, 정호법이 도끼를 휘두르며 공격해 들어왔고, 동시에 강호법이 장진호의 급소를 향해 비도를 던졌다.

그런 경험이 많았는지 합격술이 상당하였고, 도끼를 피하려다가는 비도에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장진호는 피하지 않고 바로 맞부딪쳐 갔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강호법은 맞부딪쳐 오는 장진호에게 다시 네 개의 비도를 연속적으로 던졌다.

순간, 정호법은 득의의 미소를 지었다.

아무리 예기를 품어내는 목검이라고 할지라도 보통 쇠의 몇 배에 달하는 강도를 가진 자신의 도끼를 어쩌지는 못할 것이라 생각한 것이었다.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