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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 조별리그 16강 진출 확정의 순간
내가  즐기는 스포츠는 엎치락뒤치락 공격과 수비가 번갈아가며 스피드있게 진행되는  농구나 배구이다. 마치 오르락내리락하는 시소게임처럼.
축구는 90분 경기내내 골이 들어가는 것도 적고 무엇보다 큰 경기를 치를때마다 유럽 강호와 붙었을때 고구마 백 개정도 먹은 것처럼 답답하다는 것이다. 골을 골대까지 가져가기도 전에 중간에서 골을 뺏기거나 패스 미스, 또는 유럽선수들과 1:1 몸싸움에서 져 흐름이 끊기거나  유효슈팅으로 이어지는 공격도 적다.거기다 골 득점률이 현저하게 낮다는 것. 축구를 보고나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 쌓일 정도였다.
거기다 월드컵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우리나라인데  2002년 조별리그에서 만나는 상대가 유럽 강호인 폴란드,미국,포르투갈이었다. 
실력차가 너무 크기에 기대치가 없었다. 단지 홈 그라운드이니 체면유지나 해주었으면 했다.
 
폴란드와의 첫 경기를 안방 tv 앞에 모여 앉아 지켜봤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그동안 답답한 실력의 우리나라 축구가 맞나 싶을 정도로 패스도 정확했고,  몸싸움에서도 전혀 뒤쳐지지 않을 뿐더러 유효슈팅이 상대 골키퍼를 힘들게 하는 게 아닌가. 거기다 11명의 선수가 모두 골고루 잘한다. 항상 잘하는 몇 명 선수에게만 가던 공으로 인해 공격패턴이 다 읽히는 경기를 보여 왔는데 공격수 뿐 아니라 미드필드 선수까지 슈팅 찬스가 나면  모두가 중거리 슛을 날리는가하면 협력수비 또한 너무 잘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쫄깃쫄깃 보는 재미와 함께 조마조마, 짜릿짜릿, 모든 감각이 들고 일어나 들쑤셨다.
전반에 황선홍의 첫 골이 터졌다.우리가 먼저 점수를 낸 것이다.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농구와는 다른 탄성이 나도 모르게 흘러나왔다. 해볼만하다는 가능성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오 신이시여! 환호성과 함께 공손히 기도하게 되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고 우리에게 1승을 안기고 종료되기를 바랬다. 한 골을 넣고나니  시간이 어찌나 안가던지, 그 후로도 우리는 밀리지 않았다. 와우!
우리 축구가 정말 달라졌구나. 히딩크감독이 남다르게 느껴졌다. 골을 넣어서가 아니라 우리 축구선수들의 경기진행이나 움직임이 예전과는 달랐다. 실력이 굉장히 향상된 모습이었다.
유럽강호들에 비해 뒤처진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막상막하 붙어볼만 했다. 후반 시작하고 유상철의 골이 또 터졌다. 유럽 강호 폴란드를 상대로 2-0으로 우리가 승리했다.이 1승은 우리가 월드컵에서가진 첫 승리였다. 48년만에 이룬 1승이라는 아나운서의 말이 귀 속에 박혔다. 울컥했다.운이 아니라 정말 잘 싸웠다. 너무 잘했다.
그리고 두번 째 미국과의 경기, 황선홍의 부상투혼이 있던 경기였다.얼굴로 피가 흘러내리고 머리에 붕대를 감고 뛰었던 경기이다. 첫골을 미국이 가져갔다. 그러나 그 후 미국의 반칙으로 이을용과 미국 골키퍼와 1:1 상황, 동점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주어졌다. 그런데 이을용이 패널킥을 실패하고 만다. 이로 인해 사기가 꺾여 이대로 무너지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전혀 아니었다. 정신력에 있어서도 굉장히 강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부상투혼을 보인 황선홍과 교체되어 들어온 안정환이 드디어 동점골을 만들어 냄으로써  다시 불꽃이 피어올랐다. 
1-1 무승부로 끝나 아쉽지만 잘 싸웠다.
 
이제 남은 포르투갈을 상대로 이겨야한다. 16강 진출을 확정지으려면.
포르투갈, 너무 쎄다. 걱정을 많이 한 경기였다.
하지만  박지성의 그림 같은 골로 월드컵 사상 첫 16강진출을 이루어 냈다. 박지성이 골을 넣고 히딩크에게 안겼던 그 장면은 얼마나 많이 접했던가.  신의 미소를 본 것 같았다. 포르투갈을 상대로 대한민국이 이기다니.꿈인지 생시인지 남편에게 한 번 꼬집어 달라고 했다. 눈치없는 남편이 너무 세게 꼬집어 눈물이 날 정도로 아펐다. 16강진출! 역사적인 날!
 

 

나는 조별리그 세 경기를 전부 집에서 관람했다. 솔직히 이렇게 잘 싸워주리라 상상도 못했다. 
축구가 이렇게 짜릿한 경기인지 예전에는 미처 몰랐다. 축구선수도 잘 몰랐다. 내가 아는 선수는 차두리와 홍명보, 이천수가 다였다. 조별리그 세 경기를 통해 선수들을 다 알게 됐다. 자랑스런 선수들을 맘에 다 담았다. 황선홍,유상철,설기현,안정환,이을용,최용수,이영표,박지성,송종국,최진철, 김남일, 골키퍼 이운재까지 모두가 너무 잘했다. 수비,공격,미드필드가 무색할만큼 경기장을 종횡무진하며 정말 잘 뛰어주었다. 다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웠다.
16강 진출 확정! 이란 자막을 보면서 16강,8강 할 수 있지 않을까? 대한민국이 일 낼수도 있겠다 희망이 생겼다. 
이거구나. 축구의 매력이.이 전율을 어찌 말로 다 형언할 수 있을까. 승리의 이 짜릿함에 열광하는 것이었다. 
승리를 거머쥐었을 때의 희열과 쾌감이 온 몸에 전해졌다.
그래 16강은 거리응원을 간다 마음 먹게 했다. 아니 할 수가 없었다. 
#축구#월드컵#2002년 축구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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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이져나이트(gaoblade) 2019-08-23 06:43:43

    지금도 생각이 나지만... 2002년은 진짜 꿈같은 시간들이었습니다. 한국이 이걸 해냈다는 것 자체가 정말 신기했고... 지금도 감동입니다.   삭제

    • 난초나라(kjkyj) 2019-08-22 08:15:12

      우리나라가 폴란드를 정말 2:0 완승을 거두었을 때 정말 난리였죠! 월드컵 역사상 첫승을 기록했으니깐요~ 포르투갈전은 박지성의 정말 환상적인 골이 생각나네요.   삭제

      • 메이블록(maybugs) 2019-08-21 16:16:48

        박지성이 히딩크에게 뛰어가 안겼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16강 진출 만으로도 일냈던거죠.
        남편분도 믿기지 않아서 세게 꼬집었던가 봅니다.^^   삭제

        • 상큼체리걸(hyedn85) 2019-08-21 12:59:47

          2002년 월드컵.. 정말 지그므 생각해도 환희와 감동.. 가슴 벅차오르는 뭉클한?? 감동의 연속이었던 경기였어요.. 대한민국 국민인게 정말 자랑스러운 ㅋ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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