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내년 9월이면 설립한 지 만 60년이 된다.

사람의 나이로 치면 환갑이 돌아오는 셈이다. 그래서일까.

최근 OPEC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이 기구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소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셰일오일·가스의 점유율 도전, 더 정확하게는 미국의 도전이다.

미국의 기세는 의외로 강력한데, 특히 미국산 셰일오일·가스는 생산 량과

비용, 그리고 품질까지 중간 이상의 수준을 보이고 있어 선뜻 가격을

올리는 결정을 하지 못 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원유생산량은 2016년 사우디가

일산 1042만 배럴, 미국이 883만 배럴이었다.

하지만 2018년에는 사우디 1038만 배럴, 미국 1096만 배럴로 근소한 차이지만

역전이 이뤄졌다. 올해 결산에서는 이 차이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미국산 원유 수출은 2017년 초 일일 65만 배럴 수준이었으나

올해 6월엔 340만 배럴로 늘어났다.

OPEC에 대한 또 하나의 위협요인은 점차 개별화되는 산유국 각국의

석유 정책이다.

점유율 축소 가 두려워 감산량을 늘리지도 못하고, 가격 하락이 걱정돼

증산도 하지 못하는 어정쩡한 결정이 지난 7월 초 이뤄진 OPEC과 러시아 등

OPEC+의 합의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 이는 ‘집단적 결정’의 구속력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적극적으로 이를 범하는 나라들이 많아졌다.

실제로 사우디는 유가 부양 등을 위해 감산을 당분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러시아 는 수급 안정을 위해 증산을 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이라크는 경제개발을 이유로 감산 목표량을 사실상 무시하고 있다.

이들이 감산 합의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이유는 합의와는

관계없이 원유시장이 초과공급 상태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올해 상반기 원유시장이 초과공급 상태이며

OPEC과 OPEC+ 등의 감산 연장 결정에도 불구하고 초과공급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 했다

김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