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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계획 #2. 잔소리에 무심해질 것

 

 

최근 결혼식에 참석했던 글을 쓴 적이 있다. 그게 친척 동생의 결혼식이었다. 결혼식장에서 친척 어르신 한 분이 나에게 결혼 언제 하냐고 물었는데, 그때 짐짓 태연한 척을 했지만, 조금 당황했었다. 뭐라 대꾸해야 할지 몰라 민망해하는 얼굴로 웃기만 했다. 능글맞게 "할 때 되면 하겠죠." 하고 넘어가도 되었을 건데. 물론 내 기분이 불쾌했던 건 아니다. 나에게 집요하게 결혼 얘기를 하던 그 어르신을 미워하지도 않았고(원래 그런 분이라). 내가 내려놓을 게 아직 좀 있구나 싶었을 뿐이다. 남의 기준이나 기대가 나를 아직 흔드나 싶은 생각. 

 

벌써 몇 년 되었다. 명절 때마다 친척 어르신들이 내 결혼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을 보태신다. 그리고 지금은 그런 잔소리에 어느 정도는 면역이 되었다. 완전히 초연하지는 않지만. 그런데 올 명절부터는 남의 잔소리에 좀 초연해져 볼까 싶다. 어차피 내 인생, 내가 사는 것이다. 누가 아무리 내 인생에 말을 보태도 내 인생에 양분을 공급하고 내 인생을 앞으로 굴려 나가는 것은 나 자신이다. 남들이 뭐라고 할 때마다 운전대 쥐고 있던 손을 움찔움찔하면 안전 운전을 할 수 없다. 내 인생 운전대, 무슨 상황에서든 꼭 쥐고 있자고 생각한다. 남들이 내 손을 움찔움찔하게 만드는 게 아니다. 내가 자신이 없어서 움찔움찔하는 거다. 

 

'내가 잘 살고 있는 걸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정말 많이 했다. 올해 초까지도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올해 봄쯤부터는 더 이상 그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지 않는다. 나는 나의 최선을 이만 인정해 주기로 했다. 뭐가 됐든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으니, 나는 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고, 그거면 됐다고 생각하려 많이 애쓴다. 안주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들볶지 않는 것이다. 사실 나는 안주한 적이 없다.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가 언제나 너무 높았고, 스스로에 대한 욕심도 언제나 너무 많있기 때문에.

 

뭐든 극단적인 것은 사람을 상하게 한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욕심을 버림과 동시에 나 자신을 내팽개치지 않는 법에 대해 공부하였고 그 공부를 차근차근 실천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진짜 자신감을 한 층씩 쌓고 있다. 그러기까지 많은 이들로부터의 가르침이 있었다. 감사한 일이다.

 

내가 나 자신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으면 현재의 나는 내내 불충분한 사람이다. 그래서 주변에서 나에게 뭐라고 하면, 나는 매번 어정거리며 얼굴을 붉혔다. 그런데 내가 나를 충분히 인정하고 사랑하고 있을 때는 주변에서 나에게 뭐라고 하든, 거기에 별로 휩쓸리지 않는 것 같다. 이런 것도 내공의 일환인 것 같다. 

 

1년에 한 번 볼까 말까 싶은 친척 어른들이 지나가는 말로 던진 얘기에도 내가 휘청거린다는 건, 내가 그만큼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마음을 단단히 갈무리하고 명절을 보내 볼 것이다. 물론 가장 좋은 건 친척끼리 서로의 사생활에 대해 너무 깊이 묻지 않는 것이지만. 내가 타인의 마음을 바꿀 수 없으니, 내 나름의 준비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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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아딥(MuadKhan) 2019-09-11 23:33:58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명절 때 듣는 잔소리는 이미 잔소리를 넘어 흠잡아서 망신주기인 것 같습니다. 그런 것에 태연해질 필요가 있다고는하나 대단히 실례되는 말인데 참 문제입니다. 그런 말을 들을수록 오히려 초조해하지 마시고 하나씩 천천히 계획을 세워서 완성해나가시면 될 것 같네요.   삭제

    • 카이져나이트(gaoblade) 2019-09-11 20:16:20

      잔소리 같은 경우는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잔소리가 나에게 다가온다면... 어떻게든 버티시길 바랍니다.   삭제

      • 은빛태양을사랑할래(yulan21) 2019-09-11 15:45:17

        와~ 결혼 적령기분들은 명절 스트레스로 결혼 얘기 잔소리 듣는게 1순위라고 하더라구요.. 말씀하신대로 무심해지시고 즐거운 명절보내세요^^   삭제

        • 하하호호(culam92) 2019-09-11 15:38:50

          공감합니다ㅎㅎ 저도 그러한 얘기를 들을 나이가 됐다고 생각하는데 오래간만에 모인자리에서 잔소리를 듣는것은 저도 기분이 별로 썩 좋지는 않을것 같네요 추천과 후원 드리고 갑니다~   삭제

          • 눈빛반짝+ +(douall) 2019-09-11 14:52:04

            방구석에서 안나오고 눈에 안띄이면 잔소리의 대상에서 사라지리라는 기대감으로 조용히 보내게 됩니다. 요즘에 보니깐 이혼후에 명절이 즐겁다라는 사람도 있던데 미혼이면 더 좋죠. 안그렇습니까용.   삭제

            • 은비솔99(rose3719) 2019-09-11 14:29:24

              명절에 결혼한 사람들만 피곤한게 아니라 결혼을 안했어도 잔소리 폭탄을 들어야 해서 피곤할것 같네요..^^   삭제

              • 바라보기(qkfkqhrl) 2019-09-11 14:28:56

                내인생 내가 살지요. 그리고 인생 항해의 운전대도 내가 잡고 가는 것 맞습니다.
                그러나 가족과 더불어 이웃과 사회와 더불어 살아가기에 많이 부딪치고 살게 마련이지요.
                명절이든 행사든 친척들은 다 같지요. 가족들의 생로병사와 혼인 그리고 잘하면 취직문제까지는 얘기를 하게 마련이거든요.
                그래도 그런 말 한마디는 건네야 가족이고 친척인것 같습니다.
                그렇게 듣고 받아 들이고 운전대 꼭 잡으셨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건강한 삶을 항상 응원합니다.   삭제

                • 상큼체리걸(hyedn85) 2019-09-11 13:00:50

                  저도 일년에 몇번 만날까 말까 하는 친척들 만나는 명절... 꼭 빠지지 않고 하는 소리, 결혼은 ㅇ안하냐 남친으 있냐?? 에휴... 처음엔 엄청 스트레스였는데.. 이제는 그저 웃고 넘길수 있는 내공이.. ㅋㅋ 이번 추석도 그저 웃지요 ㅋㅋ   삭제

                  • 메이블록(maybugs) 2019-09-11 11:24:23

                    사실 유무를 떠나 그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 한마디 해 주시고
                    상황 종결^^ 되면 좋겠지만, 그래도 즐거운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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