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음식하면 갈비, 잡채, 삼색나물, 홍어무침 등등 많지만 저는 여자들의 노고가 담긴 전을 가장 좋아합니다.
집집마다 고기전, 동태전, 호박전은 기본으로 비슷하고 표고 뚜껑 속에 고기 넣은 전, 깻잎전, 느타리전도 있고 저희 시댁에서는 통새우전을 하는데 새우의 탱글탱글한 맛이 참 좋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전 중에서도 저는 엄마의 소고기 동그랑땡이 명절만 되면 기다려지는 최고의 명절음식입니다.
갈아온 소고기에 엄마가 양념을 하면 작은 크기로 동그랗게 모양을 빚습니다. 빚어놓은 동그랑땡을 밀가루에 묻히고 계란물을 입혀 부쳐내면 완성입니다.
약간 달달하면서 기름에 부쳐낸 소고기의 고소함과 씹는 맛이 일품입니다. 이 동그랑땡 때문에 오빠한테 뺏길까봐, 하나라도 더 먹겠다고 밥공기 속에 맛난 음식을 한두가지 숨겨놓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
어릴 때부터 이 동그랑땡을 정말 좋아했는데 빚어서 밀가루 쟁반 위에 놓는 일이 왜 그렇게 싫었는지.. 손은 끈적거리고 허리는 아프고 너무너무 싫었습니다.
좋은 건 죄다 오빠 차지인데 이 힘든 일은 왜 나만 시키나? 너무 억울하고 싫어서 빈대떡처럼 크게 크게 빚어놓고 도망가곤 했습니다.
정말 하기 싫어서 일찌감치 도망 나와서 놀다가 저녁에 가면 잠깐 혼나고 다 부쳐놓은 동그랑땡은 제일 많이 먹었네요.
지금은 엄마가 명절 때 음식을 죄다 사오고 거의 안하시지만 소고기 동그랑땡만큼은 소량이라도 부쳐주십니다.
먹는 건 정말 좋지만 만드는 건 너무 너무 싫었던 애증의 소고기 동그랑땡이었습니다. ^^
계명대 파스타 맛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