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없는 슬픔]

아이에게 부모 없는

슬픔을 안겨 주지 마라.

둥지에서 쫓겨난 새나

부모의 품속에서 쫓겨난 아이나

슬프고 가엾기는 매일반이이다.

아이가 있다면 되도록 이혼하지 말아야 한다. 초롱초롱한 눈에 슬픔을 심어 주고

해맑은 얼굴에 비극의 그림자를 드리우는 것은 죄악이다. 이혼하는 것 자체를

나쁘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가 있는 상태에서의 이혼은 부부가 단순히 갈라서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비참하게 내다버리는 비인간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나쁘다는 것이다.

이혼해야 할 인생을 아이 때문에 참고 살아야 한다는 것은 비극이다.

하지만 부모들이 이혼했을 때 아이의 비극은 그보다 훨씬 더 크다.

자신의 앞가림조차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쫓겨난 아이는 타의에 의해

이리저리 끌려 다니며 인간 이하의 비참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

부모의 품속에서 한참 재롱부리며 자라야 할 아이가 차가운 논총을 받으며

슬프디 슬픈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아이에게 부모는 절대적인 존재이다. 빙벽을 타고 있는 사람이 줄 하나에

생명을 의지하고 있듯이, 아이는 부모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산다.

그런 아이에게 부모가 없다고 생각해 보라. 아이의 충격이 얼마나 클 것인가.

그 충격이 어느 정도인가는 빙벽을 타다가 줄이 끊어졌을 때 그 사람이

어떻게 되는지를 상상해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