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품고 노년을 맞이하고 싶다

노인이 되는 것은 무슨 자격이나 시간의 구분이 아닌 자연스러운 생물학적 범주에 속한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는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노인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골동품과 고물은 오랜 시간이 지나서 생긴 공통점이 있지만 골동품은 스스로의 가치를 지니고 세월이 지날수록 더 귀해지는 차이가 있다. 

나이 듦 이란 늙음을 자각하고 혼자서도 즐기는 생활습관을 만들어 가는 부담 없는 과정이다.  늙음과 죽음을 다시 생각해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성찰과 공부하기에 좋은 기회다. 성숙한 자아를 찾고 지혜와 상상력으로 더 나은 세상을 꿈꾸고 실현하기에  좋은 시기다.

“상상력이 미지의 사물들을 마음에 그리고, 시인의 펜촉은 그것을 형체 있는 것으로 바꾸어 형체가 없던 것에서 집과 이름을 준다.”

 _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 5막 1장 14~17절 중에서

젊은 시절에는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이 죽고, 노인일수록 사건 사고로 힘들어하는 것을 목격하지만 ‘자신은 절대 죽지 않을 것 같이 행동라는’ 착각에 빠진다.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희생하고 늙어서는 건강을 위해 돈을 소비하는 어리석음을 반복한다. 삶의 문제가 생겨도 세월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지식이 자라서 해결할 것이라는 허튼 기대감도 가진다. “늙어봐야, 그 때 땅을 치는 후회가 닥친다.”는 지혜가 없는 속수무책에 기대서는 곤란하다. ​

늙음이란?

늙음이 란 시간의 무게와 죽음의 징조가 어깨를 짓누르는 시기다.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고 진실에 더 가깝게 가는 시기다. 또한 낯선 자기를 발견하곤 놀라는 순간이다. 노인에게는 죽음 그 자체보다는 잊혀 진다는 것이 더 두렵다.

늙음에 두려워하거나 슬퍼하지 말라. 노인은 지혜와 행복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가 있다. 행복과 불행을 결정하는 이는 오직 자신 뿐이다. 내가 누구인 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갈 지를 기억하라.

행복은 타인을 사랑하는 능력이라는 것을 유대인 작가 아브라함 헤셀은 지적한다.  “나이 듦은 패배가 아니라 성공이며 형벌이 아니라 특권이다. 마치 대학에서 최고 학년이 되는 것처럼 인생의 완성을 이룬다는 기대를 품고 노년을 맞이해야 한다.”

일본 작가 소노 아야꼬(曾野綾子)의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 에서 독신으로 늙어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고독함에서 벗어나 노년에 대한 준비 방법을 제시한다.

우울한 사람은 과거에 살고, 불안한 사람은 미래에 살며, 평안한 사람은 현재에 산다. 웃음이 평생 먹어야 할 상비약이라면 사랑은 사전에 준비해야 할 상비약이다.

건강할 때는 사랑과 행복이 보이지만 허약할 때는 걱정과 슬픔만 보인다.

나이 들어가면서 갖춰야 할 덕목을 열거해 본다.

자신에게 불필요한 물건들을 과감하게 버려라. 비단 물건들 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나 습관에 관한 사항들도 포함된다. 버릴 것을 제대로 버리지 못하면 구습과 자신 속에 갇힌다. 품위 있는 노인은 끊임없이 비우고 버릴 줄 아는 보석 같은 빛을 발휘한다.

여유롭고 부드러운 마음으로 처신한다. 화를 내거나 거친 말을 하고 욕을 하는 것은 자신이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화풀이로 비치게 된다. 나이 들수록 여유와 품위를 잃고 공격적이게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부정적인 생각을 놓아주는 연습과 지나치게 많은 생각을 버려라.

세계적 문호 헤밍웨이의 소설『노인과 바다』에서 분명한 꿈과 불굴의 의지를 펼치는 모습을 그렸다. 노인은 84일 동안 한 마리의 물고기도 잡지 못했지만 실망하지 않는다. 인생의 깊은 바다에 꿈과 이상을 낚으려고 계속 낚시 대를 던진다. 마침내 노인의 낚시 바늘에 물고기가 걸렸을 때 노인은 이렇게 말한다.

“이렇게 배를 끌고 가다니 정말 대단한 놈이야. 바늘이 달린 철사 줄까지 삼킨 채 주둥이를 꽉 다물고 있는 게 틀림없어. 놈을 한번 봤으면 좋겠는데. 도대체 내가 어떤 놈을 상대하고 있는지 한 번만이라도 봤으면 좋겠는데.”

포획의 기쁨도 잠시, 물고기의 피 냄새를 맡고 나타난 상어 때의 집요한 공격이 시작된다. 하지만 노인은 상어 때와 처절한 싸움에서 포기하지 않는다. 자신의 힘이 다 빠질 때까지 싸운다. “물고기야. 난 죽을 때까지 네놈과 함께 가겠다.”고 되뇐다. 상어의 공격으로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린 절박한 상황에서도 굴복하거나 절망하지 않았다.  

노인은 힘들여 잡은 물고기를 상어 때에게 다 뜯기고 앙상한 머리와 뼈만 가지고 항구로 돌아온다. 비록 노인은 거대한 물고기를 잡는 승리에 기뻐하면서도 그 패배를 포기하지 않는다.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쓰러지지만 다시 사자 꿈을 꾼다. “그러나 노인은 비록 바짝 마르고 야위었으며 목덜미에 주름살이 깊게 패어 있지만 두 눈만은 그렇지 않았다. 바다와 똑같은 빛깔의 파란 두 눈은 여전히 생기와 불굴의 의지로 빛나고 있었다.” 고 표현한다. 노인에겐 포기가 없다.

 파울로 코엘로의 <연금술사>에 노인의 꿈과 의지가 상통하는 대목이 나온다.

“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어 무언가를 온 마음 다해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거야”

세상을 바꾸는 것은 돈이나 젊음이 아니다. 운명을 내 마음대로 할 수는 없지만

세상을 탐색하고 긍정적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이긴다.

잘 살기 위한 특정한 시기나 비밀은 없다. 

삶의 성공이나 이익을 얻기 보다는 자신을 깨닫고 일의 즐거움과 세상과 소통하는 넓은 마음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