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대륙판의 이동으로 인해 세계가 곧 멸망할 것이라는 걸 알게 된 미국은 G8 세계 각국 정상 회의를 비밀리에 가진다. 통역관이 배제된 채 앞으로 지구멸망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한다. 40만 명이 탈 수 있는 우주선 탑승 계획이 세우고 중국에서 극비리에 지어진다.
대혼란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세계 각국 정상과 몇 명의 소수만 알고 그 가족에게까지 기밀 사항으로 붙여진다.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재앙이 닥쳤다.
정부는 아무런 발표도 하지 않고 이를 알 리가 없는 국민은 곧 닥칠 죽음의 순간을 준비하지도 못한 채 나락으로 떨어진다.
중국에 비밀리에 세워진 노아의 방주는 완성되었고, 그 티켓을 산 부자들과 각국 정상을 비롯한 일부만이 그 노아의 방주에 오를 수 있었다.
모든 사람이 기회를 가질 수 없다는 논리는 여기에도 작용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알 권리는 있었다. 마지막을 준비할 순간마저 국가는 가져갔다.
미국 대통령은 노아의 방주에 타는 것을 거부한다.
그가 나 같은 정치인 20명보다 당신 같은 과학자 1명이 미래에 있는 게 낫지 않겠냐는 말을 박사에게 던졌다. 뭉클했다. 이런 정치인은 구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탈 수 없는 자가 탈 수 없는 것과 탈 수 있는 자가 타는 걸 내려놓는 건 아주 다른 차원의 용기이다.
미국의 마지막 대통령으로서 국민이 적어도 가족들끼리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도록 또는, 용서를 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작별 인사 정도 할 시간 정도는 국민에게 부여하고 싶어 했다.
마지막이라면,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이라면 누구나 사랑하는 가족에게 작별 인사를 전하고 싶을 것이다. 멀리 있는 아들에게, 부모님에게 사랑한다고 전하고 눈 감을 수 있다면 그나마 위로가 될 것이다.
마지막 순간, 사랑하는 가족에게 작별 인사를 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 이리 큰 행복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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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살고 싶겠지만 우주로 갈 수 있는 노아의 방주에 오를 수 있는 사람들은 이미 정보와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몫이다. 그 외 국민 대다수가 그런 배가 지어지고 있다는 것을 몰랐음은 물론이요,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는 조차 알지 못했다. 결국 정보를 아는 자, 모르는 자, 살아남을 자, 죽을 자, 탈 수 있는 자, 탈 수 없는 자,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는 자, 못하는 자, 가족과 같이 서로를 끌어안고 죽음을 받아들이는 자,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채 벼락같은 죽음을 맞이한 자로 갈라졌다.
대륙판 이동으로 세계의 모든 것을 삼키어 가는 동안에도 노아의 방주 앞에는 티켓을 돈 주고 끊었음에도 너무 이른 시간에 닥치는 재난으로 우왕좌왕.
거기서도 인간의 본성들은 살아보려는 자들로 아수라장이 된다. 그 순간에도 선한 인간성이 발휘된다거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인간성을 배제하는 대립은 계속된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오는 것이 없다. 이 세상에 평등하게 오는 것은 시간뿐이라고 하지만, 그 시간도 삶과 죽음으로 나뉘는 갈림길에서 기회로 작용했다.
우리가 모르는 불평등이 수 백 가지, 수만 가지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이 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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