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도에 운동을 시작하면서 알게 된 언니가 당시 넥센 히어로즈 홈구장인 목동 야구장에서 떡볶이 장사를 했습니다. 말이 떡볶이 장사지 1루, 3루, 3층까지 세 군데에 가게를 내고 있었으니 꽤 괜찮았죠.

동업하는 사장이 3명이고 고정 직원만 3명, 다들 같이 운동하는 언니들이었구요. 저는 사람이 많아서 일손이 딸리는 주말 경기에 알바를 뛰어줬습니다.

야구를 좋아하다보니 뜨거운 함성이 울려 퍼지는 생생한 현장에서 틈틈이 야구도 보고 떡볶이를 먹고 팔면서 참 신나고 재미있었습니다.

낮 2시쯤 도착해서 떡을 뜯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야구장 떡볶이에 채소를 넣어주는 곳이 별로 없는데 양배추, 파, 청양고추 등 재료를 아끼지 않아서 목동 떡볶이는 맛있기로 유명했습니다.

떡볶이를 푸짐하게 끓여놓고 순대도 쪄서 잘라놓고 김말이, 튀김, 찐계란 등을 준비해놓으면 이닝이 바뀔 때 마다 손님들이 밀려와 줄을 서서 음식을 사가는 데 정말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갑니다.

그 시간이 지나가고 다시 이닝이 시작될 때 옆 가게의 치맥집에서 떡볶이 한 그릇을 얻어가면서 건네는 생맥주 한잔이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어쩌다 딱! 하는 소리와 함께 함성소리가 들리면 몇 계단만 올라가면 구장이 보이니 뛰어올라가서 보고 하는 재미도 좋았습니다.

날이 더워지는 여름에는 떡볶이가 많이 팔리지 않아서 남자 사장님이 아이스백을 메고 관중석으로 아이스크림을 팔러 나가기도 하고...

재미있었던 것 중에 하나는 보통 어묵을 항상 팔지는 않는데 롯데와 경기를 할 때는 반드시 어묵을 준비합니다. 부산분들은 꼭 어묵을 찾는답니다.

기아 경기가 있을 때는 기아가 지면 조심해야한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기아팬들이 좀 격한 분들이 많다고 하더라구요^^;;

히어로즈 마스코트가 네모 얼굴 거인이라서 턱돌이라 불리는 것도 그때 알게 됐는데 그 말도 재밌었네요.

넥센이 고척 돔구장으로 홈구장을 옮기면서 서울에서 멀고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 언니는 장사를 접었습니다. 그 언니 있을 때 구경 한번 갔어야 했는데 고척에는 아직 못 가봤네요^^

은빛태양을사랑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