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온 일본의 산서 2권을 소개해본다.

좌측은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산악인인 고 다니구치 케이의 평전이다. '태양의 조각 - 황금피켈상, 다니구치 케이의 청춘의 빛' 그녀는 세계 최초로 황금피켈상 여자 수상자라는 영예를 누렸고, 한국에도 몇차례 찾으면서 젊은 산악인들과 교류를 해왔다.

나의 주된 관심은 우측의 문고판 '사진으로 보는 산의 명저 50선'이다. 일본의 정통 산서 50권을 선정한 다음 17권은 장문의 해제를 33권은 각각 1페이지에 간략소개한다.

17권은 14권의 일본서와 3권의 번역서로 이루어져 있다. 

14권 뿐 아니라 일본서 전체 47권 중 한국에 번역 소개된 것은 우에무라 나오미의  책 한권 뿐이다. 역시 일본은 '가깝고도 먼'나라라는 게 틀림없다.

첫번째를 장식하는 건 일본 등산계 태두들의 책이나 아이거 동산릉을 세계 초등한 마키 유코의 '산행'이 아니라 가토 분타로의 '단독행'이다.

가토 분타로의 삶과 등산역정은 '자일파티'로 유명한 소설가 닛타 지로가 '고고한 사람'에 담았고, 이 원작은 자그마치 17권의 만화로 재탄생하여 한국에 진작에 소개되어 있다.

흔히 '고고한 학자'라고 할때 '고고'라는 말이 등장하는데, 산과 관련하여 고고(孤高)라는 말의 용례는 한국에는 없다. 혼자서 높은 산에 올라간다는 '단독행'을 의미한다.

각각의 책의 소개는 이렇다. 책의 판본과 발행의 역사 그리고 저자와 해제자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있고서 책의 일부와 함께 평자의 평이 곁들인다.

제목 '사진으로 보는'에 걸맞게 책의 내용에 어울리는 사진 등을 첨부한다. 1930년대 가토 분타로는 지금 사진에 보이는 적설기 산의 능선을 단독 종주를 감행했다. 한여름에도 2박3일 걸리는 코스를 온산에 혼자만 있어서 온 달빛을 받으여 하루만에 끝내고...

믿거나 말거나.

적설기 단독행은 무모한 것인가? 그 당시에도 쏟아진 비난에 대해 가토 분타로는 결연하게 반대의 논리를 펼친다..

굵은 글씨는 원문이고 보통 글씨는 해제의 글이다. 지하철에서 오가며 3일동안 머리말부터 가토분타로에 해당하는 20여 페이지를 읽었다.

물론 곳곳에 이해되지 못하는 부분을 짐작만 하고 넘긴 부분도 많지만, 같은 글의 영어 원문보다 막히는게 더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이제까지  '호흡에 벅차서' 긴 글은 삼가해 왔는데 내 스스로 놀랬다.^^

일본의 산악계는 세계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통적인 산악서 출판 및 번역 강국이다. 그런데 이 책에 실린 47권의 일본서 중에 한국에 번역 소개된 것은 딸랑, 우에무라 나오미의 '안나여 저것이 코츠뷰의 불꽃이다' 한권 뿐이라는 건 뭐라고 해석해야 할까.

이 책을 읽어 가면서 알고 느낄 이러저러한 내용을 블로깅을 할까 한다. 일본의 산서와 그 저변에 있어서 조금이나마 관심을 환기 및 공유했으면 하는 바램에서이다. 물론 가장 수혜자는 나 자신이겠지만 말이다.

등산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