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다스리는 방법

개인적으로 화를 다스리는 방법들이 뭐가 있는지 생각해보고 순서에 상관없이 적어본다.

첫째, 한 때는 일기장에다가 많이 적었다. 화나게 만드는 사람이나 상황에 대해서 두서없이 생각나는 데로 무작정 적어나갔다. 그렇게 한 참을 적다보면 그 사람이나 상황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보게 되고, 일면 이해를 하고, 이해를 못 하는 부분은 대화를 하면서 풀었던 것 같다.

두 번째는 걸었다. 내가 화가 난 상태라는 걸 화를 나게 만든 사람한테 무언의 시위를 하듯이 걷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있었고, 또 혼자 걸으면서 이것저것 생각하다보면 스스로 생각도 정리가 되고, 어느 정도 화도 풀리는 것 같았다. 이건 낮에만 사용했던 방법이다. 밤에 바깥에서 걷는 건 생각하지도 않았다. 이불 밖은 위험하다.

셋째 무협지나 소설 같은 걸 읽었다. 밤에 밖에 나가서 걷는 다는 것은 불안(?)하다. 그래서 실내에서 무협지나 소설 같은 책을 읽었고 그렇게 읽다 보면 이야기에 빠져 화를 삭이거나 스트레스 상태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되는 것 같았다.

넷째 일단 그 자리를, 사람을 피했던 적도 있다. 속에 쌓인 것도 많고 할 말도 많지만 쏟아내다 보면 싸움이 일어날게 뻔하다 보니 나도 그 사람도 진정할 시간이 조금 필요한 것 같아서 일단 그 자리를 벗어나서 찬찬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다섯째 마음 편한 친구랑 술 한 잔 하고(절대 많이 마시면 안된다) 노래방에 가는 것이었다. 노래방에서 악(?)에 찬 목소리로 지칠 때 까지 락을 불러제끼다 보면 몸이 지치기도 하고 화난 마음도 어느 정도 진정이 된다. 밖에서 술 마시고 고성방가를 하게 되면 아마 경범죄로 경찰서로 가겠지만 노래방에서는 아무리 악을 쓰도 합법이다. 물론 같이 간 친구는 고역이겠지만 뭐 친구 잘 못 둔 죄로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뻔뻔(?)하게 생각해버리면 그 뿐이다.

여섯째는 화가 날 상황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싫어할 만한 행동은 가급적이면 삼가고, ‘고맙다’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 하는 편이다. 사소한 것에 대해서도 ‘고맙다’고 말하고,-이걸 노리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맙다는 표현을 자주하니까 주위 사람들이 뭘 자꾸 해주려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 같다- 지난 일에 대해 생각해보고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으면 상대방에 대해서 미안하다고 말한다. 상대방은 전혀 마음에 두고 있지 않는 경우에도 ‘마음에 걸리더라 미안하다’고 말하면 나를 좀 더 긍정적으로 봐주는 경우도 있고,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경우에는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그 사람의 화가 풀리고 나에 대한 공격이나 비난의 화살이 좀 더 무디어졌던 것 같다. 나중에 내가 그 사람에게 화가 날 행동을 해도 화의 강도는 많이 약해져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시쳇말로 미리 약(?)을 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고맙다’ ‘미안하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사랑한다’라는 말은 못 한다.

얼핏 생각나는 것은 이 정도다. 다른 방법들이 생각나면 다시 와서 적어야겠다.

억수로빠른 거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