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

국민들의 촛불 시위는 새로운 대통령을 탄생 시켰고, 이와 함께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치와 눈높이는 한껏 높아졌지만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은 국민들의 눈높이와 기대치를 따라가기에는 아직 한참이나 멀어 보인다.

과거 해방 후 미군정이 들어서면서 주요 요직에서 독립군을 토벌하고 국민을 수탈하던 일제에 부역하던 인사들이 그 자리에 있음으로 해서 우리나라의 정치적 민주주의의 토대는 처음부터 부실하게 짜였고, 국민들 모두에게 상처가 되고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한국전쟁의 발발은 민주주의의 토대를 깡그리 부수어 버렸다.

친일 인사들이 친미주의자가 되고 공산당, 빨갱이라는 낙인으로 무소불위의 칼을 휘둘러 정적을 제거하고 독재 권력에 기생하면서 기득권을 누리기위한 정치적 프레임으로 사용하였다.

공산당, 빨갱이라는 딱지는 법을 넘어설 만큼 강력했고, 친일이라는 과거의 행적을 감추는데 이용되어질 만큼 한국전쟁의 상처는 너무나도 크다.

전쟁 후 가난이라는 숙명을 극복하기 위해 경제개발이라는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뒷전으로 밀려났고, 독재 권력에 대한 거부와 투쟁은 공산당 빨갱이 친북에 용공세력이라는 낙인으로 체포되고 감옥에 가야했으며 재벌을 중심으로 한 성장주도의 경제정책과 낙수효과라는 이데올로기는 불공정한 분배의 토대를 구축했고 성장의 열매들은 위에서만 고여 아래로 흐르지 못했다. 그렇게 그들은 시스템을 고착화 시켰고 왜곡된 하부구조는 지금까지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촛불 시위로 대통령은 바뀌었지만 기존에 권력을 누려온 재벌과 언론이라는 두 개의 큰 축은 아직 그대로 있다. 정치권력과 재벌, 언론 이 삼대 축은 한국사회의 가장 큰 권력들이며 또 그들과 야합하는 정치 검찰들은 아직 그대로 인데 대통령을 바꿈으로서 딴 세상이 될 거라는 국민들의 기대는 여전히 그대로인 세상을 보면서 실망감으로 표출되고 있다.

과거 군부독재 시절처럼 대통령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한다면 세상이, 사회 구조가 바뀔 수도 있겠으나 정치권력 중에서도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 대통령의 권력은 이 세상을 단 번에 바꾸기에는 너무 미미하다. 또 한 아무리 좋은 법과 사회제도를 마련하더라도 그것을 실행하는 사람들이 조금씩만 방향을 틀게 되면 처음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실행되어진다.

정치철학이나 대안 없이 진영논리에 갇혀 반대를 위한 반대로 정치 현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야당은 자신들이 가진 권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억지를 부리고 그기에 빠져 같이 허우적거리며 대통령의 인기에 업혀가는 무기력한 여당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정치 현실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세계 경제와 한국을 둘러싸고 있는 미국, 중국, 소련, 일본, 북한과의 외교 안보에서도 대통령 혼자서 대한민국의 멱살(?)을 잡고 억지로 끌고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나마 현재의 대통령이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굴러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만큼... 대통령 임기의 반을 지나는 시점에서 역대 전직 대통령들에 견주어 보아도 모자라지 않는다 생각된다. 임기가 끝날 때 국민들의 따뜻한 박수를 받으며 떠날 수 있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한다.

요즘 국회의원들은 내년에 있을 총선체제에 들어가고 있는 모양이다. 우리의 손으로 뽑은 국회의원들의 실망스러운 행태를 보면서 투표가 얼마만큼 중요한 것인지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우리의 투표가 국민을 대표해서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절대 국회의원이 되어서는 안 될 사람을 걸러 낼 수 있는 제도라는 것도 중요해 보인다. 투표는 우리가 살아갈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시작점이면서 우리의 다음세대를, 우리의 아들 딸과 손주들이 살아갈 세상을 위해 바람직한 가치와 사회를 만들고 준비해주어야 할 기성세대의 책임임을 통감하게 된다.

억수로빠른 거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