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한국에베레스트 초등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 1977년 에베레스트 초등은 그림엽서에 어떻게 표현했을까.

정상에 선 고상돈 대원은 피켈을 들고 자세를 취하는데, 한번은 이렇게 태극기만 또한번은 태극기와 네팔기를 들고 섰다. 우리나라에서는 '자랑스런 태극기'만 부각하는 건 당시 유신시대를 염두에 두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에베레스트 '등정'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그 이전 일본 원정대가 마나슬루 세계초등할때 붙인 '정복'과는 결이 다르다. 산에 대한 예의를 갖추었다.

에베레스트 등정이라는 부분을 영어로  '스케일링(Scale)'이라고 적고 있다. 구석기시대 용어인 '정복(conquest)' 대신에 등정에 해당하는 보편적인 단어인 ascend 를 썼을 거라 짐작했는데 아니다.

스케일( Scale)은 '힘들게 올라간다'의  뜻으로 주로 영국에서 사용하는 단어이다. 아마도 이 영문 번역을 한 이가 영국인이 아니었을까 싶다.

비교하기 위해 1956년 세계 최초로 마나슬루를 등정한 일본원정대의 사진엽서를 보자. 영어로 마나슬루 정복(conquest)라 적고 있다. 그때까지만 해도 대체로 '정복'이라는 용어가 많이 구사되었다.

여기서 특별한 사진엽서 한장을 보자.

                                     *출처

이렇게 영어로 씌여진 엽서도 있었다. 과연 이게 어떻게 제작되었는지 그 연유가 궁금했는데, 김정섭의 '등산과 우표' 책에서 답을 얻었다.

'네팔 우취회(NPS)는 현지에서 한국 에베레스트 등정의 기념카드를 만들었다. 여기에는 등반대장 등정자 셀파의 이름을 영문으로 인쇄되어 있고,  또 실제 본인들의 사인을 받았다

여기에 1971년 12월 8일 발행한 네팔 우표(에베레스트 도안)을 붙이고 카트만두 우체국의 소인을 찍었으나....

결국 네팔 우취회가 우리보다 먼저 기념 우취물을 만들었다는 점은 그들의 산에 대한 이니시어티브를 놓치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의 우취활동의 민첩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까 당시 네팔 카트만두 현지에서 네팔이 발행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쉬게도 이 엽서가 그래서 우리나라에 많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한편 글에서 '실제 본인들의 사인'이라고 말해서 책에 실려있는 또다른 엽서를 유심히 보았더니...

필체가 다른 걸 확인 할 수 있다. 즉 인쇄본이 아니라 카트만두 현장에서 세사람의 사인을 받았다는 거를 확인하게 된다.

그런까닭에 77년 에베레스트를 기념하는 여러 기념품 중에서 그 가치가 높다고 생각된다. 구입은 아무래도 외국의 경매 사이트나 골동 사이트에서 가능하겠다.

등산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