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수

9, 19, 29와 같이 아홉이 든 수. 남자 나이에 이 수가 들면 결혼이나 이사와 같은 일을 꺼린다. ---네이버에 검색해 보니 이렇게 나옵니다.

딱 맞아 떨어지는 10, 100, 1000으로 가기 직전의 마지막 수이자 관문이다. 여기서 삐끗하면 다된 밥에 코 빠뜨리는 격이 되고 마니 조심하고 긴장하기 마련이다. 유독 이 나이 때면 생각지도 못 했던 사건에 휘말리고 사고를 당하거나 몸에도 이상 징후가 발견되기 마련이다.

구미호는 마지막 인간의 간 하나를 먹지 못해서 그렇게 염원했던 인간이 되지 못했고 동굴 속에서 용이 되어 승천하기를 기다리고 있던 이무기도 하루를 버티지 못 해 용이 되는 꿈은 좌절되고, 소년(철이)이 어른이 되기 위한 마지막 여행을 위해 탔던 기차는 하필 999호라는 것은 실현되지 못할 꿈을 미리 암시하는 것일 지도 모르겠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을 하거나 생애 첫 취업을 하는 열아홉 살, 대학을 졸업하고 학생에서 사회인으로 위치(?)가 변하는 스물아홉 살, 청년에서 중년으로 넘어가는 서른아홉 살,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적인 위치에 자리를 잡고 있지만 여전히 부대끼고 버거운 마흔아홉 살....

인생에 있어서 아홉이라는 숫자는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자 대격변 직전의 상태이다. 그 단계를 지나면 다시 본래의 궤도를 따라 흘러갈 수도 있겠지만 매미가 우화를 위해 허물을 벗고 바다 속에서 게가 차오르는 속살에 딱딱한 허물을 벗기 위해 탈피를 하는 과정은 목숨을 걸어야 하듯 완전한 수로 채우고 다시 살아(성장)가기가 이렇게 힘이 든다고 경고하는 것일 수도 있다.

9라는 숫자를 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쉼표 ( , ) 를 닮았다는....

삶의 과정에서 아홉수를 경계하고 신경 쓰는 것은 10을 채우고 11, 12, 13까지 그리고 그 다음 숫자로 계속 나아가는 힘을 비축하기 위해 잠시 쉬면서 몸과 마음을 추스르라는 의미는 아닐지... 이전에 살아왔던 7, 8을 돌아보며 정리하고 몸과 마음을 추슬러 다시 10, 11로 계속 나아갈 수 있는 힘과 체력을 준비하라는 것은 아닐까? 

7, 8에 이어 쉼 없이 9를 지나고 10을 넘어가면 11까지는 갈 수 있겠지만 12부터는 힘들어 진다고...그러니 9에서 잠시 쉬면서 준비하여 12를 넘어 그 속도 그대로 13, 14로 계속 나아가라고...그렇게 가다보면 가속도까지 붙을 거라고...

어찌 보면 억지스런 생각일수도 있겠지만 아홉수에 힘겨워(?) 하는 모든 인생을 응원하는 의미에서 몇 자 적어봅니다.

억수로빠른 거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