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사유와 성찰'에서 요즘 제일 핫한 김영민 교수의 글을 만났다. '상당히 특이하게 글을 쓰네'라는 생각이 들어 쭈욱 읽어가는데 영화 소공녀 소개를 한다.

유투브에서 예고편을 보았는데, 참으로 흥미로운 디테일, 영화 소품이 순간 눈에 띤다. 1990년이 오기 전에 사라졌을 속리산 기념 페넌트 말이다.'현모양처'를 원하는 고색창연한 집의 장식품인데, 이런 디테일 어디에서 찾았을까.

2017년 개봉했다고 한다. 소공녀. 소공녀라는 동화 제목을 차용한 것일텐데, 그 동화가 어떤 내용이었더라. 아모튼 주인공 미소는 과거 밴드를 했던 친구들 집을 전전하게 되는데,

김록이라고 하는 보컬 집의 입구. 언제적부터 유행일지 모르겠지만 한때 이런 식의 이층집들이 한참 유행했었더랬다.

방문의 모양이나 그 오른쪽 자수로 만든 모란꽃 액자. 이 집의 여주인은 '이래뵈도 이대출신이라며' 고양을 한껏 자랑하고, 노총각 아들 혼처를 구하는 중.

아버지는 이렇게 고색창연한 담배 재떨이를 권할 정도로 결혼에 혈안이 되어 있는데,.

거실 벽에붙어 있는 호랑이 액자도 그시절 그때 유행을 했었더랬다.

그리고...

애초 모란꽃 액자 이쪽에 있는 장식품. 

속리산 법주사를 기념하여 산 두루마리형 페넌트다. 짐작으로는 1990년 이후에는 상가에서 팔지 않았을 것이다. 원래 이 집에 있었을 수도 있겠다만, 아무래도 소품당당이 황학동 등지에서 구입했을 것 같다.

삼강오륜이나 충효 주자십회 등이 동양 문구로서는 대표적이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결코 노여워 하지 말라'라는 러시아 시인 푸시킨의 시나, '희망'이라는 시 등 서양의 시들이 있었다. 

놀랍게도 김소월이나 한용운 등등 한국의 문인들의 글은 거의 없다. 이는 그림에는 초가집 등 나훈아 식 향수가 가득하지만, 그만큼  한국인의 멘탈리에티에는 한국을 이율배반적으로 '구질구질'하게 생각하기도 했던 것 같다.

그때는 옛날.

바로 이것과 위쪽 도안은 똑같고, 아래쪽 글이 조금 다르다.

등산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