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언니가 삼성동에서 무역회사를

꽤나 오랜세월 운영해왔고 대기업들과

하청관계로도 사업을 하며 바쁠때에는

나도 토요일 일요일에 무역서류 수발이나

잡다한 일들을 돕고 두둑히 일당을 받아

챙기고는 하였더랬다

칠년전인가 동짓날에 팥죽을 못먹었다고

하기에 집에서 보온통에 담아 집무실

책상에 올려놨더니  하루종일 그대로이다

바빠서 못먹었는 줄 알고

'집에 가져가서 드시라'하였더니,

저녁에 일 마치고 언니네 가족들이

인터컨티넨탈  호텔 팥죽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면서 가져간 팥죽을

도로 내손에 들고서 모두가 쉬는 토요일의

북적이는 삼성동 거리의 사무실을 나와

현대백화점서 한동안 시간 때우고

집으로 온적이 있다

'팥죽도  팥죽나름이지  우리는

집에서 만든 팥죽 안먹어'란다

그때일로 지금껏 그림자조차

본적이 없는 사촌언니

요즘 각종 세금때문에 한반도가

뒤집혔는데 걱정이 않되는 걸 보니

이제는 동짓날 등급 팥죽  스토리는

잊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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