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진산 '삼각산'은 어떤 연유로 이름 지어졌을까? 오늘날은 흔히 백운대, 만경대 그리고 인수봉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처음 이름을 붙일 당시 세봉우리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삼각산이 서울의 뒷산일지, 개성의 앞산일지부터 출발해야 한다.

삼각산의 이름이 무엇을 말하는지는 이숭녕 박사. 산서회의 김윤우 선생님 그리고 민경길 육사 교수 등 북한산학 (북한山계 인사와, 박인식 등 많은 산악인들이 입장을 개진해 왔고, 하여 더이상 새로운 이론이 있을 수 없겠다. 결론은 삼각산이 '소뿔산'이냐, '세뿔산'이냐로 나뉘어 있다.

그러나 그들은 한결같이 그 옛날 누가 처음으로 삼각산이라 명명했는가 라는 관점, 그러니까 '뷰포인트 Viewpoint'가 어딘지를 살피지 못한 오류를 갖고 있다.

'북한산'이라는 명칭과 달리, '삼각산'이라는 명칭은 고려 시대 때 처음으로 등장한다. 즉 고려의 수도인 개성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삼각산은 서울의 뒷산이 아니라 고려 수도인 개성의 앞산이라는 거 말과 다름없다. 이 사실을 놓치는 순간 '진실'에서 천리나 멀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개성에서는 삼각산이 어떻게 보일까?

개성과 파주와 북한산은 일직선상에 놓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남한의 파주에서 바라보는 북한산이 개성에서도 같다는 것. 같은 산세를 유지하게 된다고 추정할 수 있다. 파주 시청에서 보면 이렇게 생겼다고 한다. 무엇이 세봉우리일까. 어느 것이 또렷하고 어느것이 밋밋한가.

한자로 뫼 산(山)을 쓰 보나. 봉우리의 형세로 보나, 좌로부터 인수봉 백운대 그리고 노적봉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개성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사진은 개성에서 찍은 북한산이다. 한때 남북교류가 좋았던 DJ 정부 시절 고은. 유홍준 등과 함께 북한에 갔던 김형수 중앙일보 기자의 사진이다. 물론 사진기자이다보니 그가 가진 사진기가 최고급이어서기도 하겠지만, 조금은 미심쩍기도 하다. 북한산의 산세가 너무 선명하고 개성과 북한산 사이에 야트막한 봉우리들이 없다는 것이 말이다.

그래서 그 시절 김형수 부장기자에게 직접 전화드려서 팩트 체크를 해 보았다. 그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찍은 포인트는 송악산이 아니라 개성시내 남쪽이라고도 말했다.

개성은 현재 우리에게 해방전의 기억밖에 없다. 그 시절 서울로 소풍이나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의 회고담을 보면, 개성에서 벗어나면 저만치 북한산이 보였다고 한다. 개성공단에 가고 싶은 생각 간절하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사진한장 몰래 찍어보고 싶어서다. 개성에서 북한산은 과연어떤 그림이 나오는지 말이다.

고려시대 개성 사람들에게 삼각산이 또렷하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눈뜨면 앞에 다가서 있는 삼각산의 삼(三)이 무엇인지 궁금했을 것이고, 과연 무엇을 일러 세개의 봉우리라고 했는지 다들 상식처럼 알았을 것이다. 그것은 지금처럼 만경대가 아니라 인수봉- 백운대-  노적봉이었으라고 강하게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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