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같이 운동하려고 사놓은 배드민턴 라켓이 개봉도 되지 않고 방의
한구석에 셔틀콕과 놓여져 있는 게 계속 신경이 쓰였다.
그냥 야외에서 치면 되지 않냐고 그러지만 바람이 조금만 세게 불면 셔틀콕이
이리저리 날아다녀서 배드민턴을 치는 게 아니고 모내기 하듯이 셔틀콕만
주으러 다니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실내 연습장도 알아봤지만 국가에서 운영하는 실내체육관이 입장료는 저렴하지만
대신에 마냥 앞사람이 운동을 그만둘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단점이 있다.
근처에 사는 처남댁의 아파트 단지내에 실내는 아니지만 네트가 설치되어 있는
인조잔디로 된 배드민턴장이 하나 있다. 그 아파트 거주자는 아니었지만
처남댁 식구들을 불러 기름기 많은 음식을 먹은 몸을 좀 가볍게 해주고자
배드민턴을 하자고 연락했고 흔쾌히 동의해 처남댁 아파트로 이동했다.

신축 아파트 단지라 배드민턴 경기장도 깔끔했다. 오랜만에 하는 배드민턴이라
몸은 잘 움직여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무거운 몸 이끌며 이리저리 라켓을
휘두르다 보니 어느새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시간 이상을 운동을 하고 나니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안쑤시는
곳이 없었지만 그래도 개운함과 상쾌함이 밀려왔다. 그냥 딩굴딩굴 방바닥을
비비는 그런 명절이 아닌 추운 날씨에도 운동을 조금이나마 했던 뜻깊은 명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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