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는 맛도 있지만 예쁜 모양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손맛, 정성이 있지요.

수십년을 맛있고, 예쁘고, 정성스럽게 요리해주신 분이 계십니다.

저를 낳아주신 어머니는 이제 87세가 되셨습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자꾸만 줄어들고

기억해낼 수 있는 일들조차 사라져가네요.

자식을 위해서 아무것도 아끼지 않으셨는데,

이 상황에서도 오로지 자식이 어머니때문에 힘들어할까봐 그것만 염려하십니다.

그런데 자기를 낳아준 분이 아닌데도, 자신의 어머니처럼 봉양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장기요양판정을 받으셨고 주간보호센터에 다니십니다.

딸 셋을 학교에 보내고, 시어머니를 센터에 모셔다드리고 

못난 남편이 미안해할까봐 항상 웃고 행복하다고 말하는 분이 계십니다.

그분의 뒷모습은 도무지 따라갈 수 없는 힘이 느껴집니다.

당신이 더 무거운 짐을 드시려고 하시고,

모두를 챙기고 보호하려는 분

이 분이 가장 고마운 사람, 바로 제 아내입니다.

sdjo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