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안티카페로 카페FAN 만 5년이 지났다.

누구든 함께 식탁공동체에 참여하고 모임을 가진다.

계명대학교 동문 앞 첫번째 건물인 계성빌딩 4층에 임대한 카페이다.

주변에 성서공단 외국인노동자, 주공아파트에 사는 결혼이주민들, 아시아마트들이 들어선 와룡시장이 가까이 있다.

외국인들이 자기 나라 음식을 직접 요리해서 나누어 먹기도 하고, 계명대학교 동아리나 모임을 갖기도 한다.

상담실은 심리상담소로 사용되기도 한다.

75평의 카페에 많은 공동체들이 모임을 가졌다.

매주 통일교육협동조합 연구모임이 있고, 

도시재생연구모임, 정당지역모임, 대학생들의 협동수업, 상담심리학과 수업, 대학원수업이 진행되었다.

학과 신입생환영회, 동아리신입생환영회도 열린다.

사용료는 후원금 방식으로,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무료로 사용한다.

카페FAN이 6년동안 지출한 금액은 상상을 초월하지만, 대부분 후원금으로 운영되었다.

자본주의와 법치국가주의가 기본적인 이념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에 반대하는 철학이 안티카페의 근간이다.

아프리카 잠비아의 북부 산악지대에 바벰바부족은 화전민들이다.

이 부족 내에서는 범죄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누군가 잘못한 사람이 있으면,

모든 부족민이 광장에 모여 한가운데 잘못한 사람을 세우고, 돌아가며 모두가 한번씩 안아준다고 한다. 

아이들까지 모두 광장에 나와 이전에 그 사람이 부족을 위해 잘 했던 일들을 안으면서 하나씩 말해준다고 한다.

미국의 아미쉬공동체의 삶의 방식도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총기난사로 죽은 아이의 부모와 형제들이 살인자를 용서하는 순간이 방송되었었다.

아미쉬공동체는 구성원들이 모두 무료로 힘을 합쳐 목조건물을 손으로 지어준다.

화석연료나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살아간다.

그들은 국가에 세금도 내지 않는다.

이런 식의 삶은 자본주의와 법치국가에게는 무정부주의로 보일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호프공동체같은 공동생활하는 공동체가 실제한다.

지인은 산 속으로 들어가 농사를 지으며 꼬미다레알농장을 운영한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농법으로 고집스럽게 농사를 짓는다.

덴마크는 무인판매소가 여전히 존재한다.

농부들은 잔돈을 바꾸어갈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유통마진을 제거한다.

자본시장이 경악할 시도들은 끊임없이 지속되어 왔지만, 자본주의는 인류의 기본적인 양심과 예의와 덕목들을 교도소에 팔아넘겨왔다.

대한민국 최초 민영교정시설인 소망교도소가 운영된다.

감시와 처벌이 아니라,

사랑과 배려와 예의와 덕을 갖춘 교정시설, 아가페소망교도소가 재범률을 공공 교도소의 21%와 현저하게 차이나는 1%로 낮추었다.

여기 카페FAN을 찾는 모든 이들이 질문한다.

"왜 우리에게 잘 대해 줍니까?"

그러면 우리는 대답한다. "당신의 이웃에게 여기서 받은 대로 돌려주시면 됩니다!"

'The Moral Economy'라는 책에서 Samuel Bowles는 말한다. 

"호모 이코노쿠스로만 인간을 가정하고 정책을 수립하거나 법을 설계하면,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공익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적절히 활용하려던 바로 그 이기심만을 조장함으로써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공자는 좋은 법이 실현될 방법과 좋은 법을 실현하고자 할 때 피해야 할 문제를 이렇게 지적했다. '정부가 명령으로 사람들을 이끌고 처벌로 사람들을 통제하면 사람들은 법망을 피하려고만 하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상태가 된다. 하지만 덕으로 사람들을 이끌고 예로 다스리면 사람들은 수치심을 느낄 줄 알게 되고 바른 마음을 갖게 된다'"

그러면서 대안적 제안을 하고 있다.

"좋은 거버넌스는 사회가 좋은 시민들로 이뤄지느냐의 문제라기보다 사회제도가 시민들 간 상호작용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카페FAN에서 어제 동일한 논제가 등장했다.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사랑을 받기보다 나누어 주는,

사랑 받기보다 사랑하는 자로 살기를 원하는 공동체"

자본주의와 복지국가의 어젠다로 보면, 이 생각의 종결은 현금성 구제일 것이다.

그러나,

현금성 지원보다 우선해야하는 것이 사랑을 하는 사람과 사랑을 받는 사람을 구분하지 않는 것이다.

공동체가 특권의식을 갖는 순간, 그 공동체는 자본의 우위를 인식한다.

그러나 가난한 자라든가, 사랑을 받는 자라는 개념 자체가 공동체성을 파괴한다.

사람, 한 인간은 돈으로 가치를 가늠하는 순간, 자본의 노예가 된다.

바벰바부족의 삶에서 읽어내야할 철학은 잘못한 사람을 그가 나의 스승이요, 나보다 낫다는 가치판단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돕는다거나, 누군가에게 베푼다거나, 구제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가진 한 인간으로서의 존재가치가 자본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그 자체이다.

이명박정부 때, 대학은 인문학이 거의 매장되어 사라졌다.

University해야할 대학이 collerge가 되어 버렸다.

인간존재의 가치를 자본으로 환산한다면 얼마나 될까?

오직 기술을 가진 기술문명의 부품으로 학생을 가치환산한다면, 

21세기에 인간은 로봇이나 AI보다 가치가 떨어진다.

평균수명 40세 정도의 삶을 살지만, 인간존재가치로 판단되는 삶과

평균수명 80세 이상을 살지만, 부품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삶을 비교할 수 있을까?

카페FAN을 후원하는 많은 분들에게 감사한다.

그러나 자본주의와 법치국가주의로 카페FAN을 판단하는 후원자들이 있다면, 다시 한 번만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되돌아 봐 주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기술자와 부품이 아니라,

자기주체적인 예와 덕을 갈고 닦을 수 있기를 바란다.

사람으로 한 순간을 경험하고 있는 이 일상을

황금과 다이아몬드와 지폐를 손에 쥐기위해 놓치지 않기를 기도한다.

매 순간, 우리는 사람으로 즐겨야한다.

상호존중과 배려가 신뢰를 바탕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동체성으로 가치매김되기를.....

87세의 노모와 같이 살게 된 지, 5개월째다.

어머니는 어젯밤 자신의 존재가치를 발견하고 싶어 하셨다.

쏟아지는 잠을 껌뻑거리는 내 눈을 향해, 어머니는 자신이 너무 힘들게 살아왔다고 하신다.

막내며느리에게 너무 힘들게 하는 것이 안타까워 견디지 못하신다.

혼자 살겠으니, 청도에 데려다 달라고 한다.

"어머니, 이 순간을 감사합시다. 우리 세 딸에게도, 막내며느리에게도 어머니는 너무나 행복하게 해 주시는 귀중한 존재이십니다"

그렇게 어머니는 코를 고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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