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오늘 아침에도 늦장을 부리신다.

이제는 아들의 아들이 아들을 낳았는데,

어머니는 평생 처음 학교를 가신다.

주간보호센터를 우리는 학교라 부른다.

학생시절 초등학교는 4킬로미터를 걸어서 갔고,

중학교는 7Km를 걸어갔었다.

어머니는 바로 아파트 앞에 차로 모시러 와서, 차로 모셔온다.

그런데도 학교는 언제나 가고 싶지 않은 곳인지도 모르겠다.

알츠하이머형태의 치매가 있으셔서 학교에서 돌아오시면 정확히 기억은 하시지 못하시지만,

반찬투정도 하시고, 동료들 이야기도 불평을 하신다.

아침에는 관절도 허리도 손목도 다 아프시다면서 일어나시지 못하신다.

겨드랑이에 두 팔을 넣어 안아 일으키면 갈비뼈가 아프시다고 하신다.

아침을 드시고, 약을 드신 후에

화장실에 들어가시려고 하시면,

"학교에 가서 화장실 가세요. 지금 밖에 선생님이 와서 기다리십니다"라고 말한다.

학교에 갔다오시면 소파에 앉아 저녁 9시가 될 때까지 피곤하시다고 몇번이나 잠자리에 드시려 하시는 것을 말린다.

저녁식사 시간에는 자꾸 지갑을 찾으신다.

"이 돈으로 맛있는 것 사먹어라"

"네 알겠습니다. 고마워요. 어머니, 할머니 덕분에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섯 식구가 인사를 하고 지갑에 다시 넣어놓는다.

잠자리에 누우시면,

"자는 잠에 가야할텐데. 너는 괜찮을 지 몰라도, 며느리가 고생하는 것 못 보겠다" 하신다.

낮에 낮잠이라도 주무신 날에는 잠자리에 누우셔서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신다.

주간보호센터에 갔다오신 날은 피곤하신 지,

곧바로 코를 곯며 주무신다.

어머니 손을 잡고 코를 곯으시는 것을 확인한 후에 거실로 나온다.

sdjo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