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

잔소리가 늘어난다.

"휴대폰 갖다 버려버린다!"

여섯식구가 한 거실에 동시에 존재하지만,

모두 스마트폰 속에 들어가 있다.

네 발로 걷는 것이 아직은 인류의 신체조건에 건강하지만,

건강을 걱정하는 누구도 네 발로 걸어다니지 않는다.

휴대폰을 보지 않고 길을 걷고 운전을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지만,

사고와 위험을 두려워하는 누구도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잔소리는 또 있다.

"그런 음식 자꾸 먹으면 몸에 좋지 않아!"

체온 1도를 높이는 것이 면역강화에 도움이 되지만, 얼음을 넣은 찬 음식을 좋아한다.

몸속에 계속 쌓이는 독소를 알고 있지만, MSG 없이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그러면서 나름대로는 검은 깨와 야채가 들어간 건강식이라고 한다.

사실 주재료인 밀가루는 제초제가 함유되어 우리 몸을 조금씩 마비시켜가고 있다.

치킨의 유혹, 

라면의 유혹을 이기기 어렵다.

"며칠 못 먹었는데, 라면 안돼?"

상추 한 잎으로 고깃상을 다 먹어치우기도 한다.

"고기를 먹으려면 야채랑 같이 먹어야 돼!"

마지못해 상추 한 이파리를 먹어준다 ㅠㅠ

아~

집에 있으면 잔소리만 한다.

이미 변해버린 인류,

진화인지, 퇴화인지 모르지만, 멈출 수 없는 직선 도로 위에서

잔소리가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야채에 이름을 붙이고

집안에서 길러서 먹여보려고 해도

처음에 관심을 조금 보일 뿐,

사피엔스가 아닌 포노사피엔스들에겐 지속적인 관심이란 존재하지도 않는 단어이다.

신토불이가 무슨 말인지 검색창을 두드리는 데,

잔소리를 멈추어야겠다.

그래, 뭐 약 먹겠지. 

약으로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겠지.

죽을 때가 되어, 평생을 병원과 약국에 다 쏟아붓는 것이 진화한 인류겠지.

sdjo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