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어디 멀리 가기도 부담드럽습니다.

날은 추워지는데 바이러스는 수그러질줄 모르고 우리의 삶을 위축시키네요.

그렇다고 집에만 있다가는 병나기 십상입니다.

잘 찾아보면 쉼을 얻을 만한 가까운 장소가 주변에 숨어있는 듯합니다.

현충원 안쪽에도 나무와 꽃과 여러 건물과 조형물로 장식되어 잘 꾸며져 있지만,

저는 계절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그런 장소를 소개합니다.

대전 현충원 입구 아래쪽 천변 옆의 소나무가 있는 조용한,

계절마다 모습을 바꾸는, 카메라 렌즈 안에 넣어보면 더 아름다워 보이는,

작은 소나무 숲 길을 좋아합니다.

봄에 벚꽃이 피어 있는 길가에 햇살이 나무 틈 사이를 채웠습니다.

하얀 강아지 벚나무 옆에서 작은 몸으로 바위에 올라 모델이 되어 주었습니다.

여름이 느껴지는 푸르름 사이로 길을 따라 오르다가 더워서 힘들어 합니다.

자주 다니는 장소도 이렇게 계절마다 모습을 바꾸며 아름답게 주변을

장식하는 것이 때로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넓은 장소는 아니지만 시간이 날 때면 이 곳의 널찍한 바위에 앉아서

아무 생각없이 자연의 변화와 색과 냄새 속에 있다보면

한 낮의 분주함이나 부정적인 느낌들이 씻어지는 듯합니다.

거리두기가 미덕이 되어가는 세상의 아이러니 속에서

우리들 마음의 간극마저 벌어지지 않도록 여유를 간직해야겠습니다.

먼 곳에 가지 않더라도 쉼을 얻고 위로를 주는 편안한 나만의 장소가 있다면

힘든 하루 속에서도 순간 순간 헛헛한 마음을 달래고 충전할 수 있을 듯 합니다.

jus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