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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ings (Total 1,630건)
(Poem) 진단 - 신동혁
머리를 자르면 물고기가 된 기분입니다나는 종교가 없고 마지막엔 바다가 온다는 말을,소금기가 남은 꼬리뼈를 믿습니다훔쳐온 것들만이 반짝입니다지상의 명단에는 내가 없기에나는 나의 줄거리가 됩니다나는 맨발과 어울립니다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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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목판화 - 진창윤
목판 위에 칼을 대면마을에 눈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골목 안쪽으로 흘러들어 고이는 풍경들은 늘 배경이다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는 여자의문 따는 소리를 들으려면 손목에 힘을 빼야 한다칼은 골목을 따라 가로등을 세우고 지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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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스웨터 - 황성용
엄마 영정사진을 찍는 날일생의 좌중을 한 번에 멈추고 그 안에서 골몰히 앞을 바라보는 한방의 시선, 시장 냄새도 들어간다느슨했던 안이 넘어졌는지 엄마의 얼굴이 카메라 앞에서 손님 쪽으로 살짝 기운다엄마 스스로 올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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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고래를 격려하며 - 김예진
외벽에 녹슨 고래 몇 마리물 바깥으로 나와 숨을 쉰 흔적그 숨을 찾는 심장소리가 손끝에서 떨렸다혼신을 다해 호기롭게 살았을먼 우주를 되짚어도 더 이상의 숨은 없다때때로 바람이었다가 절벽이었다가수세기의 흔적이수 천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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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갈라파고스 - 김태인
어둠이 입술에 닿자 몸 안의 단어들이 수척해졌다 야윈 몸을 안고 섬 밖을 나갔다가 새벽이 오면 회귀하는 조류(潮流), 금이 간 말에서 아픈 단어가 태어나고 다 자란 말은 눈가 주름을 열고 떠나갔다남겨진 말의 귀를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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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박쥐 - 윤여진
있잖아 이 붉은 지퍼를 올리면 그녀의 방이 있어 내가 구르기도 전에 발등을 내쳤던 신음, 그녀의 손가락을 잡으면 구슬을 고르듯 둥근 호흡이 미끄러져 들어왔지 켜켜이 나를 쌓던 그녀는 더는 미룰 수 없는 걸 알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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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한순간 해변 - 이명선
검은 얼굴의 아이가 있어조류를 타고 해변까지 밀려온 대륙의 아이가 있어뿔뿔이 흘러가는 하늘에 흰 수리는 원을 그리며 비행하고 있어 거듭 얼굴이 풀어져뭍으로 오르려는 눈꺼풀이 흩어져 반복의 역사는 번복되는 아이들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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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새살 - 조윤진
입 안 무른 살을 혀로 어루만진다더없이 말랑하고 얇은 껍질들사라지는 순간에얼마나 보잘 것 없는 세계들이 뭉그러졌는지 세어본다당연히 알 수 없지시간은 자랄수록 넓은 등을 가진다행복과 안도가 같은 말이 되었을 때배차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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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크레바스에서 - 박정은
왁자지껄함이 사라졌다 아이는 다 컸고 태어나는 아이도 없다 어느 크레바스에 빠졌길래 이다지도 조용한 것일까 제 몸을 깎아 우는 빙하 탓에 크레바스는 더욱 깊어진다 햇빛은 얇게 저며져 얼음 안에 갇혀 있다 햇빛은 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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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정말 먼곳 - 박은지
멀다를 비싸다로 이해하곤 했다우리의 능력이 허락하는 만큼 최대한먼 곳으로 떠나기도 했지만정말 먼 곳은 상상도 어려웠다 그 절벽은 매일 허물어지고 있어서언제 사라질지 몰라 빨리 가봐야 해 정말 먼 곳은 매일 허물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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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고드름 - 고성만
창살의 봉인에서 해제된 집이 있다유성우 지던 하늘 내 손에 쥐어진 별여우가 삼켰다 뺐다 유혹하던 유리구슬원추형 거꾸로 선 꿈에 맺힌 물방울미세한 금, 새떼가 저 멀리 흩어진다바람이 칼질한 공중 벌겋게 부푼 노을지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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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마당 깊은 집 - 강대선
바랭이 강아지풀 숨죽이는 저물녘에장독대 틈 사이로 구렁이 지나간다고요는 툇마루에서 먼지로 층을 쌓는다우체통은 주인 없는 고지서를 받아놓고별들은 감나무 가지에 오종종 앉아 있다처마는 구부러지고 기와 물결 끊어진다바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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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해감 - 설현민
새벽 물때다 사촌들과 바지락을 캐러간다 이모를 도와야 했다 엄마, 엄마, 나는 한 번도 이모를 본 적 없는데요 가족이잖니 단숨에 알아차릴 거다모래사장은 구덩이로 가득하다저 안에서 움직이는 게 보이니 저기 너희 이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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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작명소가 없는 마을의 밤에 - 신이인
오리너구리를 아십니까?오리너구리, 한 번도 본 적 없는 고아에게 아무렇게나 이름을 짓듯강의 동쪽을 강동이라 부르고 누에 치던 방을 잠실이라 부르는 것처럼 나를 위하여 내가 하는 일은밖과 안을 기우는 것, 몸을 실낱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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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저녁의 집 - 유수진
아침이라면 모를까 저녁들에겐 다 집이 있다주황빛 어둠이 모여드는 창문들 수줍음이 많거나 아직 야생인 어둠들은 별이나 달에게로 간다 불빛이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어디건 다 저녁의 집들이다 한 켤레의 염치가 짝짝이로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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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구두 한 켤레의 시 - 곽재구
차례를 지내고 돌아온구두 밑바닥에고향의 저문 강물소리가 묻어 있다겨울보리 파랗게 꽂힌 강둑에서살얼음만 몇 발자국 밟고 왔는데쑥골 상엿집 흰 눈 속을 넘을 때도골목 앞 보세점 흐린 불빛 아래서도찰랑찰랑 강물소리가 들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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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푸른 비밀 - 윤현미
새들은 돌아보지 않는다​하늘 화폭에몸붓으로 묵화 한 점 남길 뿐​아득하게 빛나는 여운의 은유 너머허공 몇 가닥이 힐끗​끊어질 듯 이어지며바람 계단을 오르내리는​저 내밀한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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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침투 - 차유오
물속에 잠겨 있을 때는 숨만 생각한다 커다란 바위가 된 것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손바닥으로 물이 들어온다 ​나는 서서히 빠져나가는 물의 모양을 떠올리고 볼 수 없는 사람의 손바닥을 잡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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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침착하게 사랑하기 - 차도하
몸에 든 멍을 신앙으로 설명하기 위해 신은 내 손을 잡고 강변을 걸었다 내가 물비린내를 싫어하는 줄도 모르고​빛과 함께 내려올 천사에 대해, 천사가 지을 미소에 대해 신이 너무 상세히 설명해주었으므로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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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우유를 따르는 사람 - 김동균
창가에 앉아 우유를 따르고 있었다. 당신은 조용히 그것을 따르고부드러운 빛이 쏟아졌다. 둘러맨 앞치마가 하얗고 당신의 얼굴이 희고빛이 나는 곳은 밝고 빛이 없는 곳에서도 우유를 따르고 우연한 기회에 인사를 건네고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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