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한참동안, 쓰러진 사람의 상처를 살펴본 당경혜는 그의 아버지에게 고개를 돌려 뭔가를 바라는 눈빛으로 이야기를 하였다.

“ 설마, 죽어가는 사람을 날 몰라라 하지는 않으시겠죠? ”

그녀가 먼저 선수를 쳤다.

항상 의(義)와 협(俠)을 강조한 것이 자신인지라, 정체모를 사람을 구한다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웃으면서 그녀의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었다.

“ 알았다. 그러니 걱정말고 치료를 해 보거라. 그 사람은 운도 좋구나. 이렇게 위험한 지경에서 너를 만나다니. 천신이 살려주는 사람인가 보다. 허허. ”

“ … ”

그녀는 밝게 웃으며 다시 그 사람의 상처를 살펴보았다.

당기영은 그 근처에 당분간 머물수 있도록 천막을 치도록 하였다. 자신이 본 그 남자의 상처로는 최소 몇 일은 머물러야 할 것 같았다.

당경혜는 우선 먼저 만들어진 천막으로 그를 옮기도록 하였다.

그 사람은 그런 상태에서도 무슨 힘이 남았는지 오른손에는 검을 꽉 지고 있었다.

천성적으로 무인인 것처럼 보였다.

당경혜는 혈을 눌러 그의 손에서 검을 빼낸 다음,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입고 있던 옷을 전부 벗긴 후, 물로 상처를 씻기도록 하였다.

상처가 모두 드러난 다음, 그의 상처를 살펴보았다.

‘ 한순간에 만들어진 상처들이 아니네. 몇 일에 걸쳐 생긴 것들이야. 참 어지간히도 오랫동안 싸운 모양이군. ’

시간이 지난 상처는 이미 곪아 고름이 괴여 있었다.

피가 굳어 상처에서 생긴 고름이 밖으로 나오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녀는 곧 그 곳에 조그마한 상처를 내고 고름을 빼 내었다. 한참동안 고름이 나오다가 서서히 피가 나오자 지혈을 시켰다.

아직 곪지 않은 상처는 씻긴 다음에 약을 발랐다. 워낙 외부에 상처가 많아 그렇게 치료하는 것만 해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주위사람들의 도움을 받았기에 그나마 그 정도였지 그렇지 않았다면 하루종일 해도 다 하지 못할 정도였다.

어느 정도 외상을 치료하고 나서, 당경혜는 당기영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다.

“ 아버지, 제가 보기에는 아무래도 내상을 입은 것 같은데, 한 번 봐 주세요. ”

“ 그러자꾸나. ”

당기영은 딸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으므로 천막으로 가 그 남자의 상처를 살펴보았다.

그가 딸 아이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은 그 사람의 내력이 궁금한 것도 한 이유였다.

명문혈에 손을 대고 자신의 내력을 넣으려고 하는 순간, 큰 반탄력을 느꼈다. 어떤 무공을 익혔는지 모르겠지만 상당한 고수라고 생각되었고, 저절로 얼굴이 찡그러졌다.

‘ 음 상당한 고수인데, 이 자가 만약 악인이라면, 큰 우환(憂患)이 될 수도 있는데 어떻게 하지? ’

당경혜는 자신의 아버지가 얼굴을 찡그리면서 고민을 하자, 긴장을 하며 자신의 아버지를 살펴보고 있었다. 느낌상 좋지 않은 일을 할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즉시 자신의 아버지의 옷을 잡아 끌었는데, 그녀의 아버지는 그것도 느끼지 못하고 고민을 하는 모습이었다.

“ 아버지 ”

한동안 고민을 하여 딸이 옷을 잡아당기는 것도 모르고 있던 그는 딸이 부르는 소리에 놀라 그녀를 쳐다 보았다.

딸의 모습은 뭔가 애타는 모습이었다.

그제서야 그는 자신의 오른손을 내려다 보았는데, 자신도 모르게 운기를 하여 마치 공격을 할 것처럼 하고 있었다.

“ 휴 ”

당기영은 한숨을 쉬며, 그녀에게 이야기를 하였다.

“ 네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저 사람은 나이에 비해 엄청난 고수란다. 만약 악인이라면 우리는 세상에 얼굴을 내밀지 못할 수도 있다. ”

“ 하지만, 악인이 아닐 수도 있잖아요. ”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