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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네는 다른 이족(異族)들과 달리 중원인처럼 생겼으니, 중원말만 잘 하면 중원인으로 보일 것이니, 열심히 하게. ”

“ 알겠습니다. ”

그들이 중원의 변경지역에 도착한 시점에서, 용은 어느 정도 완벽하게 중원어를 구사하게 되었다.

위지진천은 용병(傭兵)이었다. 이번 일도 보수를 받고 상단을 지켜주는 것이었다.

서역으로 나가는 상단들은 대부분 임시상단(臨時商團)들이라 처음 만들어지는 시기에 호상단을 구성하게 되는데, 큰 상단의 경우에는 자금을 투자한 문파(門派)에서 호상단을 구성하거나, 큰 돈을 들여 뛰어난 고수를 초빙하여 호상단을 구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조그마한 임시상단들은 그런 비용을 마련할 수 없었으므로 용병들을 호상단으로 고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위지진천의 이야기를 들은 용은 당분간 자신도 용병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위지진천이 먼저 그에게 조심스럽게 제안을 하였다.

“ 어떤가? 자네도 당분간 나처럼 일을 하는 것이? ”

“ 좋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방금 그 생각을 했습니다. ”

흔쾌히 용이 응낙을 하자, 기분이 좋아진 위지진천이 계속 이야기를 하였다.

“ 하하, 자네와 같은 고수와 같이 일하면 나는 좋지. 다만 충고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는데, 들어 보겠는가? ”

“ 세이경청(洗耳傾聽)하겠습니다. ”

강조를 위한 것인지 경직된 표정으로 위지진천이 이야기를 하였다.

“ 가능한 자신의 실력을 숨기는 것이 좋다네. 자신의 모든 것이 드러나면, 곤란한 경우를 당하는 일이 많다네. 인생 선배(先輩)로서 이야기하는 것이 잘 듣게. 항상 삼할(三割 : 30%) 정도는 자신을 숨기게. 아주 위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검기를 사용하지 말게. ”

고개를 끄덕이며 용이 말하였다.

“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죠. ”

“ 내가 주제없이 떠든 것이 아닌지 모르겠군. ”

“ 아닙니다.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이후로 용은 위지진천과 같이 일년 정도 용병일을 하였다.

호상단의 일원으로 서역을 갔다 오기도 하였고, 표국(鏢局)에 고용되어 산적들과 싸우기도 하였으며, 특정 문파에 고용되어 다른 문파의 싸움에 뛰어들기도 하였다.

모든 것이 용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고, 점차 용은 중원의 것들에게 대해 익숙해져 갔다.

더불어 말도 많이 늘어 이제는 사람들도 그가 중원인인지 아닌지 구분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동안 위지진천과도 많이 친해져 서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주고 받을 정도가 되었다. 용의 이야기는 주로 통우리족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위지진천은 그가 중원의 토벌군과 싸웠다는 것을 듣고 놀라움을 표시하였다.

“ 어디가서 절대 그런 이야기는 하지 말게. 큰일날 이야기군. ”

“ 하하, 저도 그 정도는 압니다. ”

“ 그나저나 대단한 친구군. 토벌군 몇 백명을 혼자 상대하다니. 내가 알고 있는 이상의 고수인 것 같은데. ”

“ 왜 이러십니까? 제 수준은 이미 다 알고 있잖습니까. ”

“ 아냐, 나에게도 숨기는 것이 있지? ”

“ 하하하 ”

위지진천은 용에게 자신의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

자신은 무술이 좋아 이리 저리 무술을 수련한다고 돌아다녔으므로 부모님을 바로 밑에 동생이 부양을 했으며, 원래 재산이 좀 있는 집안이었으므로 사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동생은 장가를 가 아내와 두 명의 아들을 두었는데, 그 아이들이 아주 명석하여 동생 내외와 자신의 부모님께 큰 기쁨이었다는 것이었다.

“ 어느 날, 그 아이들이 시장에서 마차에 치여 죽었다네. 그 지역에서 가장 큰 상단의 딸이 시장에서 미친 듯이 마차를 몰다가 벌어진 사건이었지. 웃기는 것은 그 사건이 상단의 뇌물을 받은 관리들에 의해 흐지부지된 것이었어. 우리 가족들은 아무런 사과나 보상을 받지 못했지. 오히려 함부로 시장을 다니다가 사고를 유발시켰다고 해서 내 동생 내외가 관에 잡혀가 욕을 봤다고 하더군. ”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