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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룡, 보거라.

아마도 이 글을 너가 보고 있다면 난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다.

그동안 사람들간의 관계에 대해 믿지 않았던 내가 너와 소소를 만나고서는 정말 행복했었다. 아마도 그런 인간관계를 누리지 못한 나에게 부처님이 주신 선물이 아닐까 생각을 한단다. 나는 너가 살아있다고 생각한단다.

그런데, 소소가 머리에 상처를 입은 뒤, 갑자기 사라져 버렸구나. 내가 그녀에게 괜히 너의 실종사실을 이야기 한 것 같아 괴롭구나.

그냥 너를 찾은 다음에 이야기를 할 것을, 혹 다른 사람에게서 들으면 더 충격을 받을 것 같아 충분히 대비를 한 다음에 한다고 했는데,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해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지 못하구나.

내가 죽었더라도 슬퍼하지 말거라. 이미 나는 죽을 병에 걸려 있었단다.

어서 빨리 소소를 찾아라. 머리를 다쳤기에 걱정이 많이 된다. 어디서 잘못되지나 않았는지 걱정이 많이 되는구나, 너는 걱정이 되지 않는데, 소소는 정말 많이 걱정이 된단다.

그리고 남은 나의 재산들은 너가 좋은 곳에 써 주기 바란다. 대부분은 사천전장에서 알아서 관리를 해 줄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나를 돌봐주던 사람들에게도 너가 성의를 보여줬으면 좋겠구나.

아마도 주위에 있는 땅들만 있으면, 장원(莊院)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 테니 그들을 계속 고용하여 장원을 유지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가장 큰 선물이 되리라 생각되니, 네 집은 팔고 내 장원에서 살아줬으면 좋겠다.

너와 소소, 그리고 너의 아이들이 내 장원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죽었으면 좋았겠지만, 아마 내 복은 그만큼은 되지 않는가 보구나, 저승에서 나마 그렇게 보길 원하니 소소를 빨리 찾아 내 장원에서 살아주기 바란다.

인생이란 것이 만나면 헤어지는 법, 나의 죽음을 너무 슬퍼하지 말고, 소소와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다오. 그게 나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란다. 그럼, 이만 글을 줄인다.

인연(因緣)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다음 세상에서는 더 좋은 인연으로 만나자꾸나.

너와 소소를 사랑하는 마이가 ｣

마이의 죽음에 통곡을 하던 용은 시간이 지나 어느 정도 마음을 가라 앉히자, 왕여인에게 장원을 부탁한 다음, 혹시나 하여 우선 과거 소소를 처음 만났던 지역으로 가 보았지만, 그곳에는 소소의 흔적이 없었다.

그곳과 관련된 기억은 아직 소소의 머리속에서 나타나지 않은 것 같았다.

이후로 용은 소소를 찾기 위하여 백방으로 알아 보고, 찾으러 다녔으나 그녀를 본 사람은 없었다.

3개월 정도 찾으러 다니다가 실패한 용은 재산을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한, 무작정 찾으러 다닌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 생각하여 집으로 돌아왔다.

오는 도중에 혹 다시 돌아와 있을 수는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도 생겼지만, 돌아온 집은 을씨년스러웠다.

이전에는 혼자 다니거나 있어도 느끼지 못한 외로움 같은 감정이 느껴졌다.

그래서 더 이상 이 집에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였고, 마이의 유언대로 집을 팔고, 마이의 집에서 살기로 하였다.

소소가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을 버릴 수는 없었으나, 마이의 집이 가까이 있었고, 이 집을 찾아 온다면, 마이의 집도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집에 대한 미련을 접을 수 있었다.

그래서 우선 짐을 정리하기로 했다.

짐이 많은 것도 아니라 그동안 그와 소소가 사용하던 것들중 필요한 것들만 가져가기로 하였다.

한달 후, 집이 팔려 마이의 장원으로 거처를 옮긴 용은 그동안 생각해 둔 소소를 찾는 방법을 실행하기로 하였다.

우선, 상단과 표국에 용모파기(容貌疤記)를 갖다 주면서 이곳 저곳에 알아봐 달라고 하였다.

많은 돈이 들었지만, 그런 것은 상관이 없었다.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