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친구들과 점심식사를 같이 한다.

자주 가는 집이었는데,

오랫만에 들렀더니 주인장이

"오랫만이네요. 바쁘셨나 봐요?" 하신다.

할 말이 없어서,

"백신 두 방 맞느라고요 하하하"라고 넘긴다.

추어탕은 자주 먹은 터라, 친구가 육개장을 시켰다.

매운 부추전도 하나 추가하고.

육개장은 세사람이 모두 통일해서 시킨다.

황후에게 보고를 드렸더니, 추어탕집에서 왜 육개장을 먹느냐고 하신다 ^^

가게 주인의 입장에서도 메뉴를 추어탕 하나로만 하는 것이 부담스러운가보다.

손님들이 같이 오면, 각자 다양한 메뉴를 시키고 싶을 수도 있고,

특히 아이가 함께 오면 탕을 시키지 않으니,

돈까스도 준비되어 있다.

추어탕으로 전통요리대회에 수상한 경력을 가진 주인장에게

자존심을 꺽고 다른 메뉴도 함께 준비해야할 이유는 충분할 것 같다.

두 친구 모두 육개장 맛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아서 기분 좋게 먹었다.

식당을 운영하면서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가게주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요리라는 생각을 하면서 먹었다.

우리나라에서 문 닫지 않고 5년 이상 영업을 계속할 수 있는 가게는 얼마나 될까?

가게에 단골손님이 올 수 없는 코로나바이러스사태에

포장배달 없이 가게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 

sdjo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