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상 - maybugs

오늘 오랫만에 누나의 생일이 있어서 케잌을 샀다.

가족이지만 나이가 들고, 자녀들이 결혼을 하고 손주가 태어나면

만나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생일을 맞아 함께 시간이 되어 생일상을 나누어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즐겁다.

대구에 같은 도시에 살고 있어서 밥이라도 한끼 같이 할 수 있는 것 같다.

케잌 하나 달랑 들고 가서

생일인 누나가 차린 자신의 생일상을 받아 먹었다.

조카들이 아이들을 낳아 기르는 시기가 되었지만,

누나는 며느리가 해 주는 밥을 못 먹는다^^

자기가 한 음식 말고, 나가서 사 먹는 음식에도, 누군가 차려 주는 밥상도 만족하지 못한다.

어릴 때 나를 업고 키웠고,

중학교 다닐 때 내가 태어나 일년을 휴학하기도 했고,

엄마가 일 나가면

집에서 밥을 하고, 쇠죽을 끓이고, 집안을 하면서 자란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 주방을 맡기는 일이 없다.

이제는 65세가 넘었지만, 주방을 내어주지 않는다.

그래서 옛 선현들이 딸이 태어나면 손에 물을 뭍이지 말라고 했던가?

평생을 자기 손으로 지은 밥이 아니면 입맛이 없으시단다.

덕분에 맛있는 집밥을 생일상으로 먹긴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