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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강(苗疆)쪽은 일단 천천히 가 보기로 하고, 우선은 귀주(貴州)와 광서(廣西)지역을 둘러 보기로 하였다.

열흘에 걸쳐 사천을 지나 귀주로 가는 동안에 여러가지 모습들을 보았다.

강호인들, 정파간의 이권다툼이 거의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형편이었다.

소소와 함께한 지난 여행에서도 많이 보았지만, 이번에도 여전히 그런 경우가 많았다.

표면적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것처럼 보였지만, 큰 문파들은 중소규모의 문파들로부터 상납(上納)을 받았고, 중소 문파들은 자신들의 이익과 상납을 위해서 자신들보다 못한 문파를 괴롭히거나 여러가지 이권에 개입을 하고 있었다.

이런 이유때문인지, 상인들을 대부분 자신들을 후원하는 강호 문파를 가지고 되었고, 이로 인하여 이권다툼이 발생하는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이런 다툼의 와중에 일반인들이 많은 피해를 보고 있었고, 흉년(凶年)이 들거나 전쟁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많은 유랑민들이 생겨나고 있었다.

관의 인물들도 뇌물(賂物)을 받는지 그런 소규모의 이권다툼에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고, 피해를 입은 일반인들이 진정(陳情)을 하면, 그들이 소란스럽다고 혼을 내거나 심지어는 없는 죄를 만들어 뇌물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과거에도 그런 경험을 많이 하였지만, 용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협의(俠義)를 지키고 정도를 추구한다는 정파인들이 정말 그런 생각을 해 본지가 있는지 궁금할 정도였다.

그들은 자신들이 직접 나쁜 짓을 하지 않는다고 나 몰라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결국 자신들이 그런 짓을 하고 있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라는 것이었다.

시장이 발전하고 일반 사람들이 잘 살아야, 그곳에서 나오는 것들이 많아질 수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三尺童子)라도 알 수 있는 것이었는데, 그들은 그런 생각은 전혀 없는지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뺏을 수 있을까에 혈안이 된 모습이었다.

그러다가 어떤 지역의 상황이 아주 좋지 않게 되면,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어떤 지역이 황폐화되거나 말거나 아무런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큰 문파들의 경우에는 직접 운영하는 주루나 기루 등을 직접 운영하거나 소출을 받는 땅이 있거나 많은 자원이나 이익이 생기는 산림 등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이런 경향이 있어도 별 상관이 없었지만, 작은 문파들의 경우에는 점차적으로 생기는 이익이 줄어들고 있었고, 결국 그에 따른 다툼은 점차 더 늘어나고 있었다.

이런 현상이 한 두 곳이 아니었고, 용이 여행한 거의 전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귀주를 지나 광서지역으로 넘어가던 도중, 용은 이런 이권다툼 중의 하나를 보았다.

보통, 이런 싸움들은 일반인들이 별로 없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으므로 주로 산길을 이용하던 용의 눈에는 많이 보였던 것이었다.

은밀한 싸움의 경우에는 지나가던 사람들도 살인멸구(殺人滅口)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었으므로, 용은 그들의 눈을 피하여 은신(隱身)을 하면서 지켜보았다.

용의 경우에는 그런 사람들에게서 어떤 위해를 받을 상황은 아니었지만, 일단 개입을 하게 되면 피곤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았으므로 그들의 눈에 안 띄는 것이 좋았다.

이미 싸움은 끝나가고 있었던 것 같은데, 웃기는 것은 십여 명이 한 사람을 어떻게 하지 못하고 허둥거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조금 더 자세히 보기 위해서 용이 좀 더 다가가자, 그 사람이 노인임을 알 수가 있었다. 노인은 십여 명의 사람을 가지고 여유있게 싸움을 하고 있었다.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