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때 친구녀석과 나는 다른 사람보다 달리기를 잘했다

누가 빠른지 내기를 하자며 곧잘 운동장을 대각으로 내달리며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경쟁을 벌이곤 했었다

그러다 이왕이면 학교 육상부에 들어가서 실력발휘를 해보자고 

친구가 제의했다

그렇게 육상부에 들어오게 된 우리 둘은 체계적인 훈련을 하며

학교에서 진행하는 웬만한 육상경기에서는 상위권에 진입을 하는 등

실력이 많이 나아졌다

그러다 육상부 감독님의 권유로 전국대회까지 나가게 되었고

이제껏 수준과는 다른 큰 대회에 나간다는 설레임이 우리 둘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결과는 처참한 예선탈락...

학교 안에서는 우리 둘을 앞설자 없었지만 전국대회는 차원이 달라

우리가 나설 자리는 아니었던 것이다

예선탈락 후 친구녀석이 풀죽은 내게 다가와 한마디 했다

"괜찮아... 쟤들은 달리기를 잘하지만, 우린 우리가 잘하는걸 하면돼..."

제법 어른스럽게 말하는 친구녀석의 한마디가 그땐 별 위로가 안되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 보니 참으로 그말이 맞는것 같았다

수십 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친구녀석은 자기가 잘하는 걸 하고 있을까....

난 오늘도 어제도 삶의 수레바퀴에서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걸

어느덧 놓치고 사는 것 같은데....

언제고 좋은 날, 연락이 끊긴 그리운 친구녀석을 

다시 한 번 찾아봐야 겠다

그리고 어떻게 사느냐고 다정스레 묻고 싶다.....

돌아온장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