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른 사람의 안부를 묻는 데는 익숙합니다. 매일 만나는 사람에게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는 것도 그 사람의 안부를 묻는 일일 겁니다. 물론 ’안녕하세요?‘라는 말은 상투적인 말이라 그 말에 ’안 안녕해‘라고 대답할 사람들은 없겠지만...

이렇게 다른 사람의 안부를 묻는 데 익숙한 우리가 자기 자신의 안부를 묻는 데는 소홀히 하거나, 아니면 서투릅니다. (이 말을 ’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김혜령)‘에서 읽었습니다.)

요즘 제 상황을 잘 나타내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 큰 일도 아닌데 최근 몇 주 동안 상당히 심적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제는 발단이 되었던 문제도 거의 해결되었는데 심적 부담은 조금 덜해지긴 했으나 여전히 저를 괴롭힙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혹시나 내가 그 동안 나 스스로에 대한 안부는 물어보지 않았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힘들고 지쳐가는 스스로를 알아채지 못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올 한해는 힘들었습니다. 한 달 전까지는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한달 전부터 본업으로 돌아와서는 정신적으로 힘들었습니다. 설명하자면 구구절절한데... 그런데 문제는 딱히 이게 문제다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분명 그 단초는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길게 심적 부담을 느낄 만한 일은 아닌데...

아직까지는 어떻게 심적 부담을 벗어나야할지 그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이 있지요. 그런데 그 시간이 길어지니 ’시간이 약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알짬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