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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인은 그 청년의 이야기를 듣고, 가만히 생각을 한 다음, 손바닥을 치며 말하였다.

" 그렇구나, 그 말이 맞는 것 같구나. 그렇다면, 더 문제가 될 수도 있겠구나. 무공이 보통이 아니던데, 이번 일은 잘못하면 큰 후환을 남길 수도 있겠구나. "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하던 그는,

" 그나저나 자네는 참 똑똑하군, 그렇게 쉽게 추리를 할 수 있다니. 화산파의 앞날이 부러워지는구나. "

쓴 웃음을 지으며 중년인은 이야기를 하였다.

용은 한 시진(2시간) 이상을 경공술을 펼쳐 나아간 다음, 따라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쉴 만한 곳을 찾아 데리고 가던 사람을 내려놓았다.

이미 많은 상처를 입은 상태였지만, 많이 지쳤는지 자신의 처지도 생각하지 못하고 잠을 자고 있었다.

용이 가만히 쳐다 보니, 15세 정도의 소년에 불과하였다.

그렇게 잘 생긴 얼굴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의지가 굳건한 것 같은 모습이었다.

용은 상처에 가지고 다니던 금창약을 바르고, 편히 쉴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산이라서 그런지 다시 한 시진이 지나자, 어두움이 몰려 들었고, 용은 노숙을 할 채비를 하였다.

이미 추적하는 사람들이 없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나무들을 모아 불을 피워 소년이 춥지 않도록 해 주었고, 자신은 육포 등으로 허기를 면하였다.

그렇게 그곳에서 하루를 보내게 되었으며, 혹시나 있을 추격에 대비하기 위해 용은 잠을 자지 않고 잠시 운기조식을 하여 체력을 비축하였다.

다음 날 오시(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사이)가 될 무렵에야, 소년은 긴 잠에서 깨어났다.

" 깼느냐? "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하던 소년은 자신의 처지에 대해 알게 되었는지 일어나 감사를 표하며 말을 하였다.

" 감사합니다. 이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

용은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하였다.

" 그런 인사를 받으려고 한 일이 아니다. 몇 가지 물을 것이 있는데, 대답을 해 주겠느냐? 아마 대답하는데 별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

소년은 차분하게 대답을 하였다.

" 네, 아는 대로 답해 드리겠습니다. "

고개를 갸웃하며 용이 물었다.

" 네 나이를 보니 애매하구나. 너도 용병일을 해 보았느냐? "

고개를 저으며 소년이 말하였다.

" 아닙니다. 아버님과 숙부님들이 용병일을 하셨습니다. "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용이 다시 물었다.

" 그런데, 왜 그들의 공격을 받았느냐? 그리고 그 때 죽은 사람들은 누구냐? "

" 돌아가신 분들은 저희 마을 분들이었습니다. 저희 마을은 용병일을 하시는 분들이 모여서 만든 마을입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곳과는 거의 왕래가 없고, 마을내에서 거의 모든 것을 해결을 했습니다. "

그제서야 자신의 처지가 생각났는지, 눈물을 흘리며 말을 하였으므로, 마지막의 이야기는 아주 조그마한 소리로 들렸다.

감정의 발현은 그냥 두는 것이 심신에 좋았으므로 잠시동안 소년이 울도록 놔두었다.

한동안 눈물을 흘리던 소년은 어느 정도 슬픔을 참을 수 있게 되었는지 말을 하였다.

" 죄송합니다. "

" 아니다. 울고 싶으면 더 울어라. 감정을 억누르는 것은 심신에 좋지 않다. "

" 아닙니다. 이 정도도 참지 못한다면, 사내자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