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상단여백
HOME 메이벅스 일기
할머니이제는 그만#1
사진출처: 온라인 중앙정보/ 강화도의 김금화 만신 신당에서 열린 칠성제석굿 ⓒ이진환

할머니이제는 그만#1

 

저의 친할머니는 유명한 무속인 이셨어요.

그런 할머니 댁이 가까워 자주 놀러갔지요.

그럴 때면 항상 보았던 신기하면서도 무서운 장면들이 있었는데

누구나 보아도 위험해 보이는 날카로운 칼 위에서 작두를 타시던 모습이나

춤을 추듯이 한자리에서 빙빙 돌며 칼을 던지시는 아찔한 상황까지.

신당 근처에는 얼씬도 못했어요. 무섭게 노려보는 인형들과 그림이며 불상까지

그런 할머니의 모습을 지켜보시는 수행자 분들부터 인근 주민분들.

음식을 담당하신 분들과 떡을 잘라 접시에 담으시던 옆집 아주머니.

북을 치시며 추임새를 넣으시는 어르신 분들까지.

많은 인파가 항상 할머니 댁 마당을 가득 매웠습니다.

그런 할머니를 볼 때마다 무섭지는 않으냐고 물으실 수 있을 테지만

저에게만큼은우리 이쁜 손자 학교 끝났네?하시며 저의 손에 용돈을 쥐어주시며

안아주시는포근한 할머니이기에 전혀 무섭지 않았어요.

하지만 항상 저의 어머니를 보실 때는 귀신 보듯 눈엣가시처럼

미워하셨습니다.

“이걸 음식이라고 내왔어 이 망할 년아! 다시 해”

주변 분들조차도 그 모습에

“며느리한테 너무 막대하면 못써요~”

“참하고 점잖구먼, 이젠 잘해줄 때도 됐잖소”

“시집살이 평생 호되게 시키는구려 며느리 잡겠소”

저를 대하듯 그 상냥하시던 모습과는 달리

어머니한테는 왜 그리 화를 내시는 것인지 항상 궁금했어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로 알게 되기 훨씬 전부터 동네에서도 유명한 사고뭉치

철부지 어린 아가씨에 불과했더라는 걸.

반대에도 무릅쓰고 허락도 없이 아버지와 어머니가

혼인 신고 후에 무작정 집을 나가 동거를 시작했다는 것.

아들이 며느리와 함께 살게 되면서 누구나 겪을법한 부부의 

평범한 사건들이나 일상조차도

할머니를 더욱더 분노케 했습니다.

부부의 사생활 조차도 감시하듯 참견하시며

아버지에게 항상 한심하다는 듯

“네가 저 년 좋다고 따라다니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은 없었잖아 니 꼴을 봐라”

하루는 할머니가 어머니를 부르시고는 

물건을 냅다 얼굴에 던지시며 화를 내셨고

그 모습을 견디다 못해 울음을 터트린 어머니. 

“ 얼씨구나 이게 또 울어 “

다가가 아직 시작도 안 했다는 듯 머리를 쥐 잡듯 움켜쥐셨고 

살기 위해 발버둥 치듯 어머니는 이내 못 이겨 할머니 팔을 물어버렸고

그날 사달이 나버렸습니다. 

아버지는 꿀 먹은 벙어리 마냥 지켜보다 

“ 이게 미쳤나 어디서 “

자기 엄마를 물었다며 어머니에게 폭력을 휘둘렀습니다.

그런 고달프고 외로운 나날이 반복되는 어느 날

결국 견디지 못하고

어머니는 집을 나가버리셨어요.

사진출처: 오마이뉴스

 

 

 

##추억#어머니#할머니#시집살이#가출#어릴적#아버지
1
0
I love this posting (Send donation)
로그인

푸잉의 다른 포스트 보기
Comments 0개, 60자 이상 댓글에는 토큰 50개 (BUGS)를 드립니다.
50 tokens (BUGS) will be given to comments longer than 60 characters.
Show all comments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icon인기 포스트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