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호산동 화요장터가 열리는 날이다.

가장 고구마를 싸게 살 수 있는 날이다.

삶는 데, 가스비가 좀 들긴 하지만, 그래도 맛있다.

오늘 산 고구마는 더 맛있어서 기분이 좋다.

좋은 땅에서 자란 고구마인듯, 통통하다.

고구마를 삶다가 다 익으면,

물을 부어버리고, 바닥이 자작거릴 때까지 좀 더 가열한다.

삶은 고구마와 군고구마의 중간쯤 느껴지도록 옆에 붙어서 조절을 한다.

좀 더 쫄깃하게 만들기위해서는 슬라이스를 쳐서 전자렌지에 돌린다.

보름이라고 나물도 먹어본다.

이렇게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사람들도 많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잘 먹는 나라도 잘 없을 것이다.

이렇게 풍요로운 나라도 별로 없을 것이다.

오늘 도시락을 먹으면서 

일본의 손님 대접을 이야기했다.

단무지, 깍두기, 생강절인 것, 청국장 비슷한 낫또.

그것도 아주 작게 썰어서 두 조각 정도 먹을 수 있는 찬으로 밥을 먹는 사람들.

부자도 차를 일주일에 한 번 꼴로 탈까, 자전거를 상용하는 사람들.

일본 사람들을 떠올리며, 내가 얼마나 풍요를 누리고 있는 지 새삼 생각한다.

밤12시에도 치킨을 배달시켜 먹는 나라가 전세계에 우리나라 말고 또 있을까?

오늘 저녁에 주문한 식자재가 내일 새벽에 문앞에 배송되는 나라도 유일할 듯.

오늘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랑의 수고를 먹는다.

sdjo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