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인간의 죄를 용서하지 않는다.

신이 사람을 용서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죄를 지었을 때, 신이 나를 용서해 준다고 해서 죄가 사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사람을 용서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해를 끼친 사람이 내 죄를 용서한다고 해서 용서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가 아무리 진심으로 용서를 해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그가 나를 용서치 못해 오랜 시간 분노에 떨고 있어도, 나의 공부가 크고 깊어져 그 경지를 넘어 버리면 그의 용서를 뛰어넘게 된다. 용서하지 않는 것은 그의 몫이고, 다시는 같은 죄를 범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은 나의 몫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어리섞음 때문에 무수한 과보를 쌓는다. 내가 죄를 지으면 나와 나의 가족, 그리고 그들의 내세에까지 그 과보는 그대로 이어져 고통을 안겨 줄 것이다. 죄는 오로지 자신을 닦음으로써만 소멸된다. 신에게, 또는 사람에게 용서를 구하면 죄가 사해진다는 믿음 또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과보를 쌓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죄의 소멸을 위해서는 스스로가 거듭나기 위한 부단한 노력과 그에 따르는 고통의 시간이 필요하다. 인간의 죄를 용서하는 것은 신의 일이 아니며, 길흉화복 또한 신이 아니라 나의 흔적이 정한다.

단전에 대한 오해와 이해

단전은 어떤 개인이 자신의 경험과 기준에 따라 인위적으로 정

수천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단전의 위치를 찾고 또 이를 키우는 방법을 찾아 해맸으나, 대부분 실패하였다. 왜일까?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전은 신체의 정중심이 되는 자리이며, 개인의 신체 조건에 따라 기운을 집중시키는 위치가 달라질 수는 있다. 그러니 배꼽에서 몇 센티미터 아래나 위가 단전이라고 인위적으로 정하고 이를 의념이나 호흡의 방법으로 열려는 것은 무의미할 뿐더러 오히려 귀중한 몸을 해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는 마치 시계의 큰 바늘이 12를 가리키고 작은 바늘이 4와 5사이에 있는데 시간을 말하려 하는 것과도 같은 방법론이다.

설사 호흡 수련등의 방법론으로 단전으로 생각되는 자리에 축기를 한다 하더라도 기를 모으기만 해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이는 마치 밥을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불러 터지기 직전인 상황에 비유할 수 있다. 기는 모으는 법, 순환시키는 법, 가치 있게 쓰는 법을 모두 알아야 부작용이 없다.

호흡이나 기타 기수련을 하는 곳에서 '주천'이라 부르는 것은 사실상 대개는 가주천(의념과 피부로만 느껴져 주천으로 착각하는 것)인 경우가 많다. 대개의 경우 뼈와 근육을 풀어 소통시키지 않은 채 호흡이나 의념으로 피부에서 얄팍한 기감이 오는 것을 소주천이나 대주천이라고 착각하거나, 기도는 운행되지 않는데 기감으로는 실제 운행이 되고 있는 듯 착각하게 되기도 한다.

현무도에서는 주천이라는 용어를 아예 쓰지 않으며, 단전의 위치가 어디라고도 말하지 않는다. 이는 정확한 움직임, 그리고 해당되는 동작을 어떻게 취하느냐에 따라 중심의 핵이 바로 잡히기 때문이다. 올바른 수련을 하다 보면 몸의 모든 근, 골, 기, 혈, 맥이 열리면서 기운이 몸의 한가운데로 모여 가장 근원이 되는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단전이 형성된다. 다만 기혈은 물론이고 뼈와 근까지 뻥 뚫려 버리는 현상에 굳이 기존의 용어를 붙이지 않을 뿐이다. 

음에서 양으로

현대 사회는 음의 문화가 극도로 성한 세상이다. 컴퓨터나 텔레비전 등 많은 문명의 이기가 사람을 음한 에너지에 빠지게 한다. 음의 기운이 절대적으로 나쁜 것이 아니라, 사람의 몸에 음기가 쌓이면 심각한 질병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이 문제다. 누적된 음기는 몸의 질병으로, 때로는 정신의 불안정으로 나타나고, 급기야는 몸과 마음의 마비 상태를 초래한다.

물론 음양의 에너지는 부족하거나 넘침이 없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이는 인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현대인들의 몸은 너무도 음에 치우쳐 있기 때문에 아무리 음을 몰아내고 양을 끌어들여도 부족하다. 99%의 사람들이 양을 필요로 한다고 장담할 수 있다. 그래서 수련이 필요하다.

그런데, 모든 수련이 다 양기를 쌓는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어떤 수련을 하느냐에 따라 몸을 점점 더 음하게 할 수도 있고 양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몸을 많이 움직이는 동작이라고 해서 모두 양한 수련이 아니고, 정공을 주로 한다고 해서 모두 음한 수련이 아니다. 동작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 없이 겉모습만 보고 수련의 종류를 택한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은 점점 더 음해질 위험이 있다.

일반에 소개된 수련법 중에는 이것저것 마구 섞어 놓은 종류도 있는데, 그 또한 피해가 크다. 섞더라도 제대로 섞어야 하는데 음한 기운만 축적하는 수련법이 되고 말아, 차라리 국민체조를 하는 것만도 못한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그런 수련을 하면 음한 기운이 계속 쌓여 점점 몸 움직이기가 싫어지고, 몸은 차게 변하고, 고요한 곳만 찾아가 쉬려 하고, 사람 만나기도 꺼리게 되며, 끊임없이 계획을 세우지만 이를 실행하는 끈기가 없다. 이미 음한 기운의 지배를 받게된 사람일수록 양한 수련을 찾아서 행해야 한다.

세간에서 섬세한 관찰 없이 그저 좋다고 글과 그림 등 작품을 즐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경계할 일이다. 작품 속의 작용을 모른 채 자신을 무방비 상태에 두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림이나 글, 나아가 조각품, 공예품 등 유형 무형의 작품들은 그 기운이 사람을 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같은 말이라도 어떤 상태에서 어떤 기운으로 하느냐에 따라 성질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춤도 마찬가지이고, 음한 기운이 실린 음악, 영화, 글 등으로 인해 인간의 영성이 다친다.

그러므로 무엇을 보든, 느끼든, 행동하든 밝고 맑은 것에 가까워지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며, 그런 노력의 지속성이 결국 자기 자신을 밝은 세계에 이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