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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인가 투기인가 들끓는 NFT 시장

영국의 사전 출판사 ‘콜린스’는 매년 ‘올해의 단어’를 발표한다. 한 해 동안 가장 파급력이 컸던 이슈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발표 때마다 전 세계인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다. 2019년에는 ‘기후 파업’, 2020년에는 ‘락다운’이 올해의 단어로 선정된 바 있다.

2021년 주인공은 ‘NFT(대체불가능토큰)’였다. ‘메타버스’ ‘크립토(암호화폐)’ ‘기후 불안’ ‘하이브리드 근무’ 같은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공인받았다. 콜린스는 “NFT는 예술과 기술, 상업의 독특한 결합으로 요즘 시대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NFT 단어 사용 빈도수는 전년 대비 1만1000% 증가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올해 NFT 시장은 더욱 들끓고 있다. 수백억원을 호가하는 고가 NFT 거래 소식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고 커뮤니티에서는 ‘NFT에 투자해 수백 배 수익률을 거뒀다’는 인증글이 쏟아진다.

NFT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세상에 없던 혁신 산업’이라고 주장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폭탄 돌리기’ ‘디지털 쪼가리’라고 비판한다. NFT는 혁신일까, 아니면 투기일까. NFT를 둘러싼 이슈와 논란을 총정리해본다.

영국의 사전 출판사 ‘콜린스’는 매년 ‘올해의 단어’를 발표한다. 한 해 동안 가장 파급력이 컸던 이슈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발표 때마다 전 세계인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다. 2019년에는 ‘기후 파업’, 2020년에는 ‘락다운’이 올해의 단어로 선정된 바 있다.

2021년 주인공은 ‘NFT(대체불가능토큰)’였다. ‘메타버스’ ‘크립토(암호화폐)’ ‘기후 불안’ ‘하이브리드 근무’ 같은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공인받았다. 콜린스는 “NFT는 예술과 기술, 상업의 독특한 결합으로 요즘 시대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NFT 단어 사용 빈도수는 전년 대비 1만1000% 증가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올해 NFT 시장은 더욱 들끓고 있다. 수백억원을 호가하는 고가 NFT 거래 소식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고 커뮤니티에서는 ‘NFT에 투자해 수백 배 수익률을 거뒀다’는 인증글이 쏟아진다.

NFT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세상에 없던 혁신 산업’이라고 주장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폭탄 돌리기’ ‘디지털 쪼가리’라고 비판한다. NFT는 혁신일까, 아니면 투기일까. NFT를 둘러싼 이슈와 논란을 총정리해본다.

▶“수익률 달달”…개미 투자자 급증

▷소속감·과시욕 충족 수단으로 주목

NFT 투자에 대한 인식은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돈 많은 괴짜들의 취미 생활’ 정도로 여기는 경향이 강했다. 소더비 경매에서 한 디지털 아트가 약 800억원에 낙찰됐다는 뉴스가 들려왔을 때도, 또 잭 도시 트위터 공동창업자의 한 줄짜리 트윗이 33억원에 팔렸다는 기사가 나왔을 때도 ‘그런가 보다’ 했던 이가 많았다. 현실과 동떨어진 딴 세상 얘기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달라졌다. ‘NFT 투자로 실제 돈을 벌었다’는 이들의 후기와 인증글이 투자 커뮤니티와 맘카페를 중심으로 쏟아지고 있다. 한 번에 1만개씩 물량을 대량으로 내놓는 ‘NFT 프로젝트’가 늘어나면서 매물 자체가 증가하고 초기 투자 금액은 낮아진 덕분이다.

NFT 개미 투자자 사이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NFT 프로젝트 투자 성공 사례는 ‘메타콩즈’다. 프로그래밍으로 무작위 생성된 3D 고릴라 일러스트를 NFT화한 프로젝트로 ‘천재 해커’로 유명한 이두희 멋쟁이사자처럼 대표가 참여하며 입소문이 났다. 지난해 12월 메타콩즈는 NFT 1만개를 개당 150클레이(klay, 암호화폐 단위), 한화로 약 30만원에 풀었다. 약 3개월이 지난 현재 메타콩즈 바닥가(모든 NFT 중 가장 저렴한 NFT의 가격)는 1만6500클레이. 최초 구입에 성공한 이가 아직 팔지 않았다면 최소 100배가 넘는 수익을 거둔 셈이다.

뒤이어 판매를 시작한 국내 NFT 프로젝트도 잇달아 ‘대박’이 났다. 지난 2월 진행된 메타버스 프로젝트 ‘클레이시티’ 프리세일에서는 900개 NFT가 3초 만에 매진됐다. 그중 가장 희귀도가 높은 한 NFT는 1억원 상당에 거래되며 주목받기도 했다. 코스닥 상장사 FSN이 주축이 돼 가수 선미를 모티브로 만든 NFT ‘선미야클럽’ 역시 지난 2월 9300개 물량이 1초 만에 전량 소진됐다.

최초 판매 당시 메타콩즈 2개 구입에 성공한 후 NFT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박나영 씨(가명)는 “60만원을 투자해 500만원을 벌었다. 하나는 팔았지만 하나는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여기서 얻은 차익을 종잣돈 삼아서 다른 NFT프로젝트들이 열릴 때마다 구입하고 있다. 가격이 지금보다 떨어질 수는 있겠지만 장기 투자 관점에서 계속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상윤 중앙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새로운 부를 창출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모습이다. NFT는 향후 도래할 메타버스 세계에 입장하기 위한 출입증 역할을 할 것이다. 디지털 가상 세계에서 디지털 자산의 중요성이 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유통…너도나도 NFT ‘러시’

▷마케팅 효과 ‘굿’…삼성·LG도 진출

NFT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재계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단연 게임업계 행보다. 기존 게임머니와 게임 아이템을 NFT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신규 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위메이드, 넷마블, 컴투스, 펄어비스, 엔씨소프트 등 주요 게임사들이 NFT를 활용해 돈을 벌 수 있는 P2E(Play to Earn) 게임 계획을 앞다퉈 선보이는 중이다.

대기업도 NFT 시장에 속속 뛰어드는 분위기다. 기존 제품 마케팅을 위한 도구로 NFT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가전 라이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NFT 아트를 전시할 수 있는 TV 제품을 나란히 준비하고 있다. NFT 투자가 많아지면서 NFT 아트를 물리적으로 전시·감상하고자 하는 수요가 커졌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는 ‘네오QLED TV’ 등 올해 출시되는 스마트TV 모델 전체에 NFT 전시 플랫폼을 탑재할 예정이다. 앞서 올 초 CES에서 NFT 플랫폼을 처음 공개하고 혁신상을 받은 바 있다. LG전자 역시 자사 TV 제품에 NFT 전시 플랫폼을 탑재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은 �캪G전자는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해왔다. OLED TV는 아트에 최적화됐고, NFT도 탑재할 계획이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서울옥션블루와 협업해 NFT 예술 분야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한발 더 나아간다. 삼성전자의 투자 자회사 ‘삼성넥스트’는 NFT 관련 스타트업에 상당 규모의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NFT 붐이 일기도 훨씬 전인 2018년 고양이 육성 NFT 게임 ‘크립토키티’를 만든 ‘대퍼랩스’에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NFT 게임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엑시인피니티’의 개발사 ‘스카이마비스’에 약 180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 2월에는 NFT 제작·거래 플랫폼 메타플렉스에 투자를 결정했다.

유통업계도 마케팅에 NFT를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자사 브랜드의 캐릭터를 NFT로 만들어, 소비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몰입을 유도하는 식이다. LG생활건강은 최근 뷰티업계 최초로 NFT 발행을 결정했다. 자사 브랜드 빌리프의 캐릭터를 NFT로 만들어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소유자에게는 다양한 혜택과 고객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BGF리테일 편의점 CU는 이달 초 NFT 전문 작가 레이레이와 함께 NFT를 발행하고 증정 이벤트를 열었는데, 2만명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73 대 1까지 치솟기도 했다. 치킨 브랜드 BBQ 역시 닭 모양의 자사 캐릭터 ‘치빡이’ 이미지를 활용해 NFT를 발행했다. 말표 구두약으로 친숙한 말표산업도 최근 ‘캡틴말표’라는 기업형 NFT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언론에서도 의미 있는 시도들이 잇따른다. MBC는 2021년 국내 최고 ‘밈’으로 기억되는 ‘복면가왕’ 개그우먼 신봉선의 리액션, ‘무한도전’ 무야호 영상 등을 NFT로 발행하며 화제를 모았다. 매경이코노미는 NFT 플랫폼 ‘메타파이’와 손잡고 기사를 NFT로 간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독자는 NFT 경매를 통해 매경이코노미 지면에 ‘축하하고 싶은 소식’을 게재할 권리를 얻고 발간된 기사 파일은 NFT로 변환해 받을 수 있다.

▶“맹목적인 투자 위험” 우려도

▷사기·해킹 논란…피해자 보호 미흡

NFT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NFT 시장은 아직 가치가 제대로 매겨지지 않은 초기 시장이며 최근 가격 급등은 ‘거품’이라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NFT 시장은 ‘폭탄 돌리기’나 다름없다. ‘누군가는 나보다 더 비싼 값에 사주겠지’라는 생각에 제대로 된 가치 측정 없이 맹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기술 이해도가 낮은 투자자를 대상으로 ‘사기 범죄’가 횡행할 위험도 높다”고 우려했다.

위법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현재는 NFT가 가상자산인지 증권인지에 대한 유권해석도 제대로 없는 상황이다. 막대한 자본이 NFT 시장으로 쏠리고 있지만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도 미흡하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개인이나 스타트업이 초기 자본을 조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NFT 프로젝트를 활용하고 있다.

누군가는 ‘혁신’이라고 하지만 법 규제를 피해 자본을 조달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 금융당국에서 정식으로 문제 삼을 경우 수많은 프로젝트가 백지화될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 이에 따른 투자자 피해 발생 시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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