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숲으로도 알려진 '상실의 시대'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표작으로 솔직하게 고백하면 처음에는 별로였다. 처음 읽었던 때가 고1, 17살 시절인데 그 때는 뭐 이딴 책이 다 있나 싶었다. (사실 더 적나라하게 표현했지만 굳이 적지는 않겠다.)

그 다음 읽었던 하루키의 1Q84도 영 별로여서 (1Q84는 지금도 별로다.) 하루키는 거품으로 가득찬 작가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다가 군대에서 선임과 대화를 하던 와중,

"하루키보다는 차라리 요시다 슈이치가 났습니다."

라고 내가 말했다. 그러자 선임이

"그건 개소리다. 슈이치는 하루키 발 끝의 때만큼도 못 따라온다."

믿을 만한 선구안을 가졌다고 생각한 선임이 웬일로 단호하게 말하는 것을 보고 다시 읽어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이 책을 다시 읽었을 때 선임이 한 말이 맞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루키는 고등학생 시절의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존재였다.

똑같은 작품이 내가 변함으로 다른 작품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던 작품이다. 그렇기에 나에게는 값진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