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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함무라비 - 요만한 것들!성차별이란?

박차오름의 법원 첫 출근일!!

그녀는 지하철에서 성추행범을 잡는다. 성추행범은 대학교 교수. 그것도 윤리교육과. 임바른 판사도 목격자를 자처한다. 경찰이 교수를 잡아가자, 피해자가 고맙다며 박차오름에게 인사를 건넨다. 그러자 박차오름이 그런 시시한 인간들 무서워하지 말자며 피해자를 다독인다. 여기까진 좋았다. 근데 그 뒤에 덧붙인 말과 행동이 이상했다. 


"요만한 것들이", "요만한 가?","요만한 가?"


그녀가 왼손 엄지를 검지에 대고 "요만한 가?"를 연신 외쳤다. 도대체 무엇을 보고 "요만한 가?"라고 했을까? 목적어가 없었기 때문에 섣불리 추측하거나 판단할 근거는 없었지만, 어째 말하는 뉘앙스가 남성의 성기를 지칭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이 설마 그 정도의 표현을 드라마에서 했을까. 물론 공중파가 아니라서 상대적으로 더 자유로울 순 있을 것 같은데 아무리 그렇다하더라도 남성의 성기에 대고 저런 표현을 했으리라고는 쉽게 상상이 가지 않았다.

근데 그것 말고 달리 무엇에 대해 "요만한 가?"라는 표현을 했을지는 도저히 추측이 불가능했다. 만약에 요만한 것이 지칭하는 게 남성의 성기라면, 이건 정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하철 성추행범을 처단하는 건 당연히 필요하다. 잘했다. 근데 드라마에서 특정 성의 성기를 저런 식으로 비하해서 표현하는 건 정말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불편한 생각이라고? 좋다. 그럼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드라마에서 남자가 여자의 가슴이나 성기를 두고 "요만한 가?"를 시전하는 것도 전혀 문제가 없는 걸까? 교수가 성추행범이었기 때문에 그런 비하를 들을만 했다고 하실 분들이 있을 수도 있기에, 이번엔 여자가 성추행범이었다고 상정해보자. 동일한 조건에서 여자 남자만 바뀌었을 때, 남자가 박차오름 처럼 여성의 가슴이나 성기에 대고 "요만한가?"를 했다면 어떻게 될까? 잘은 모르겠지만, 드라마 개박살 정도는 당연하지 않을까? 

여성이 많은 피해를 입은 것도 맞고, 사회적으로 남성에 비해 힘이 약한 것도 사실이다. 제도나 법적으로 많이 개선되었다지만, 어디 인식이 하루아침에 바뀔까. 그래서 여성인권을 옹호하고, 여성의 권리신장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름 합리적이라 생각하고 있다. 근데 그런 일을 도모하는 과정이 남성의 성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쪽으로 흘러선 곤란하다. 잘못된 것을 제대로 고치면 되는 건데, 굳이 왜 자신까지 잘못되려 하냔 말이다. 남성의 성을 조롱하고, 비하해야만 여성의 인권과 권리가 신장되나? 성 관련 갈등의 해결 방안이 어느 성을 공격하고 무너뜨리는 것에 있나? 절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표현을 여과없이 내보냈다는 점이 참 안타까웠다. 물론, 박차오름의 요만한가라는 표현이 남성의 성기를 지칭한 게 아니었다면, 안타깝고 말고, 내가 잘못 짚은 게 확실한 만큼 본 글의 수정이나 삭제를 검토할 수도 있다. 

정확히 무엇을 지칭했는지의 여부를 떠나서 이렇게 논란이 될 것을 모르지는 않았을거라고 생각하는데, 드라마 흐름상 이 장면이 꼭 필요했을까? 이런 대사가 꼭 필요했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박차오름의 케릭터를 묘사하기 위해선 다른 방법이 얼마든지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굳이 요만한 가라는 말을 덧붙일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연출과 제작진의 생각은 달랐기에 내보낸 것이겠지만, 이렇게 까지 조롱할 필요의 실익은 정말 없어보이는 것이다.

jtbc의 뉴스를 비롯한 드라마에서는 종종 이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여성 옹호, 여성 권리 신장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기분 나쁘냐고? 아니다. 지금 시대엔 이런 방향이 맞다. 상대적으로 소홀히 했던 가치에 대해 언급하는 건 좋은 일이다. 상대적으로 희생당하고, 차별 받아온 여성이기에, 그래서 지금 당장 이런 식의 사회적 환기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런 식으로 과장되고, 폭력적으로 다룰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여성옹호, 권리 신장에 왜 남성 비하, 조롱이 수반되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얼마든지 공존할 수 있다. 또 그래야 하고. 우리는 끊임없이 논의 해야하며 무엇이 맞고, 어떻게 해야 좋은 건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식의 조롱과 비하는 이 어디에도 존재 가치가 없음을 명심할 필요도 있다. 이러면 결국 싸우자는 이야기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저 장면을 무심결에 본 사람도 있고, 논란이 되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지 못하기에 이렇게 글을 남기는 것이다. 

 

#미스함무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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