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말이 있습니다. 

 스므살을 전후해서 마음을 사로잡고 사라지지 않은 것은 생명의 유한함과 죽음의 문제였습니다. 평소에는 사람들과 즐겁게 지내지만 혼자 있을때나 잠을 잘 때 떠오르는 것은 인생이 허무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아무리 즐겁게 살고 돈을 벌고 명예을 얻어도 시기만 다를뿐 나중에는 아무것도 인식할 수 없는, 내가 완전히 사라져버리는 ‘무’ 속으로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 때는 지금 내가 추구하는 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면서 무기력해지곤 했습니다. 잠을 잘 때는 죽음에 대한 가위눌림이 찾아와 식은 땀을 흘리고 두려워했습니다. 겉으로는 즐겁게 주변과 잘 어울리며 지내는 듯 했지만 이런 고민들은 내 생각과 삶을 점점 지배해서 우울감속으로 빠뜨리곤 했습니다. 나를 자극하는  책을 읽어도 순간적으로는 위로가 되었지만 깊은 내면까지 침투되지는 않았던 듯합니다. 

우울한 허무주의자가 되어 무기력하게 하루 하루 순간적인 즐거움을 쫓아 살던 그 때 내가   만난 것이 신약성경의 구절이었습니다. ‘그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이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라’ (요1:4).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요3:16). 성경을 읽고 들으면서 마음 속으로 믿고 받아들이자 그 동안 내가 알던 유한함, 죽음, 허무함, 어둠, 우울 대신 무한함, 생명, 빛, 기쁨이 찾아왔습니다.  그러자 그냥 발길에 채이던 돌 하나도, 귀찮게 자라나던 손톱 하나도 신기하고 신비로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은 그대로인데 내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물론 지금도 감정에 휘둘리고 가끔씩 우울감에 빠져 흔들리지만 전처럼 근본적인 회의와 흔들림은 없어졌습니다. 언제나 나를 새롭게 하고 기쁘게 하는 것은 ‘그 안에 있는 생명과 빛’입니다.

jus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