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에서 면접에서 떨어지면 휴유증이 길게 이어진다고 합니다. 저도 같은 경험을 하고 있어요.

공시는 일반적으로 필기 - 면접으로 이어지는 시험구조입니다. 필기에 합격한다는 것은 그만큼 합격에 가장 가까운 것이고 면접에 갔다면 조금만 더 노력하면 합격이라고 생각할수 있는 단계인것이지요.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금년에는 면접에 대해서 청원이 이루어질 정도였고 면접에 대해서 부정적 견해가 많아졌습니다. 저역시 면접을 치고 나서 이런 시험은 다시는 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근본적인 이유는 이론과 현실이 서로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지요.

공시라면 누구나 면접전에 행정학을 보고 갈것입니다. 행정법도 어느정도 관련있는것은 보고 가겠지요. 그러나 면접은 전혀 다르게 진행된다는 것이었어요.

처음 놀라웠던 것은 면접을 시작하자 초반 질문에서 면접관이 면접자 말끊고 오답 제시하는 경우였지요. 그 오답도 "돈이 최고다!" 였어요.

돈이 최고라면 행정학에서는 합리적/경제적 인간관이에요. 합리적/경제적 인간관은 1930년에 종료된 고전적 조직이론에 해당하지요. 그런데 오답을 제시 받고 긴시간동안 합리적/경제적 인간관에 대해서 계속된 질문에 당황했어요. 그러나 합리적/경제적 인간관에서는 돈에 의해서만 동기부여가 되므로 이것에 의해서 답을 했지만 찝찝해 하는 느낌. 왜냐하면 공시에서 원하는 인간상은 현대적 이론에 의해서 자아실현적 인간관이나 복잡인이어야 하는데, 계속해서 왜 합리적/경제적 인간관이냐? 하는 것이었어요. 게다가 제 대답이 합리적/경제적인간관에서 벗어났을때 "돈이 최고다!"라는 답을 제시받은 상황에서 그런 질문에 반항조차 못했지요. 심지어 고전적 이론에서는 우리가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그냥 생산도구취급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저도 기분이 좋지는 못했어요.

그 다음에는 함정성 질문으로 "술을 얼마나 마시나?" (맥주 한잔 밖에 못마십니다) "맥주 한잔 밖에 못하면 인간관계가 나쁘다." 라고 단정지어 버리고...

그런데 여기에서도 문제가 있어요. 인간관계를 중요시하는 것은 신고전적 이론으로 1950년에 끝나거든요. 인간관계 관련된 질문이 지금 존재할 필요는 없어요. 누구나 면접가서 합리적/경제적 인간관에는 부정합니다. 돈때문에 입사원서 썼다는 질문에는 모두 부정하는데 사회적 인간관을 부정하긴 어려워요. 인간관계가 어떻냐? 라는 질문에 부정할수 있는 면접자들은 없겠지요. 회사에 인맥 쌓으러 왔어요가 사회적 인간관이지만요.

지금 적용되는 현대적 이론은 갈등을 나쁜것으로 보지 않아요. 행정학에서 갈등을 나쁜 것으로 보는것은 1940년대에 끝이 나지요. 그럼에도 갈등을 나쁜것으로 가치판단한 면접관의 질문은 또다시 저를 당황하게 하였어요. 면접관들이 행정학 모른다는 것은 확실한 상황으로 접어드는 것이지요. 이상황에서 행정학을 언급해도 소용없는 일이었어요.

게다가 질문을 답할틈을 주지 않고 반복하면서 말끊고 대답해서 감점당할래? 답을 빨리 하지 않고 탈락당할래? 같은 이상한 방법으로 면접관은 면접자를 괴롭히더라고요. 면접에서 면접관의 주관성을 부여한다고 하지만 이건 아니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이론은 적용되지 않고, 면접을 보는 사람을 괴롭히는 이런 상황에 대해서 면접 시험에 왜 있는지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어요. 이 모든 것이 태도를 보기 위해서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하고, 상관에 무한 복종시키려는 의미의 압박 면접이라면 잘봤다고 볼수 있어요. 끝까지 냉정하게 점수를 받을수 있는 대답을 하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압박면접도 아니었나봐요. 탈락까지 했으니까요. 그리고 상관의 명령에 무한복종 역시 조직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겠지요. 만약 상관이 비리를 저지르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공시에서는 즉시 보고해야 합니다. 행정법에 보고해야 한다고 되어 있어요 >_<;; 그런데 무한복종 해야 한다면 이런 상황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지요.

이 면접이 너무나 이상해서 이러한 이유를 찾기 위해서 Youtube에서 면접에 대해 올라온 동영상을 쭈욱 봤어요. 그러나 한결같이 그들이 하는 말은 현재 우리의 가치관이 이러한 행동에 대해서 좋게 평가하니까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라는 것이에요. 어떤 이론적 부분이 적용되어서 이런문제가 나왔고 그래서 이렇게 대처해야 한다가 아니라 오로지 그들의 가치관에서 이것이 맞으니까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것을 행정학에서는 프리즘 사회라고 하고 공사구분과 미구분의 혼재된 상황이라고 표현합니다. 즉, 필요에 따라서 공적인 부분을 선택하기도 하고 또 필요에 따라서 전통적 가치관도 선택하는 사회여서 공사구분이 정확히 되지 않는 것이지요.

면접관들도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이러한 프리즘적 사회적 모습을 보여서 이론을 적용해야 함에도 하지 않고 자신들의 가치관에 따라서 결정을 하는 것이지요.

그 가치관과 같은 사람만 합격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탈락하며 그 가치관 알아맞추는 시험이 면접이라는 점에서 이런 면접 제도는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그런 질문을 해야 하는가? 에서 이론을 적용하지도 않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그 답을 찾아낼수 있을까요? 면접관 머리속에 들어갈수도 없는데 말이지요.

이런 면접은 도움이 되는 부분이 될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경험은 많은 공시생들이 동시에 가지는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탈락한 많은 공시생들이 이유도 모른채 떨어지고 그것이 심지어 술 못마셔서 떨어질수도 있는 것이 현실이에요. 이런 면접은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면접관 잘만나면 합격이고 그렇지 않으면 불합격일 정도로 면접관의 가치관에 따라서 점수가 널뛰기하는 현실에서는 면접관 잘만나 합격하는 것도 합격의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런 이번 면접은 아무리 봐도 저 정도면 왠지 공정한 면접이 아니라 누군가 합격자들을 정해놓고 친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정도였기도 했고요. 이런 면접 너무 싫어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