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풀리지 않을 때는 마지막 방법.

저를 고립시키는 것입니다.

완벽하게 나를 베어내지 않고서는 사념이 뱀꼬리가 되어 이리저리 또리를 틀고 독성 가득한 살모사가 되어 주변인들을 괴롭힙니다.

기억력이 엄청나게 배로 증가되고

지난 날 서운했던 감정들이 고스란히 생각나며

악과 원망만이 가득해서 소중한 나의 지인들에게 거침없이 독설을 뱉습니다.

손톱을 잔뜩 세워 그들의 가슴을 후벼파고 혀로 만든 창으로 그들을 뚫어버립니다.

주변인들을 이 과정을 '블랙00'이라고 부릅니다.

와이프도 연애시절에 몇 번 저의 흑화과정을 경험하고선 블랙기운이 보일 것 같다 싶으면 저를 밖으로 몰아 걷게 합니다.

그래도 풀리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거의 내 가족과 어머니에 관한 일입니다..

내가 정말 못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괴로움이 결국 남탓하는 못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 입니다.

이럴 때 방법은 나를 외딴방에 가둬두고 냉정하게 스스로를 바라보는 것.

그리고 탈출해 대한 일심을 만들어 앞으로 나갈 수 있게 만드는 것.

당장 달려가 도서관이나 서점을 배회하며 마음에 맞는 책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한 권의 책이 저를 구원하는 마스터키가 되어 외딴방에서 드디어 탈출하여 마음의 평온을 만들어 냅니다.

길게 쓰여진 검은색 활자들이 팔딱거리며 생동감 있게 내 눈으로 내 가슴으로 들어 올 때의 순간이 행복해 빛의 세상으로 흑색은 사라집니다.

요근래에는 흑화 될 일들이 없어 책의 귀중함을 잊고 삽니다.

것도 행복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하 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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