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은 ‘여름 추석’이라고 불릴 정도로 이른 편이어서 가장 크게 변한 건 과일 선물세트 구성이다. 제철 과일의 본격적인 출하가 시작되기 전이라 물량 확보가 어렵고 값이 비싼 사과나 배 자리를 포도 품종 가운데 하나인 ‘샤인 머스캣’이 대체했다.

한 백화점 식품 관계자는 “올해는 전년 대비 추석이 많이 빨라져서 복숭아 등 여름 과일 세트를 처음으로 준비했고요. 올해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 ‘샤인 머스켓’ 세트를 업계 최대 물량으로 준비했습니다”라며 손님들도 대체로 만족하는 것 같다고 한다.

반면에 제철 과일 사과·배 농사를 짓는 농부들은 명절 대목을 놓치게 돼 1년 농사를 망쳤다며 올해 추석이 너무 빨라 추석이 원망스럽고 명절 뒤에 출하된 과일은 제값을 받지도 못할 거라며 농부들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여름 추석 때문에 제철 과일이 없는 만큼 명절 선물세트 강자인 ‘한우’를 찾는 손길도 올해는 증가 추세이다. 주로 갈비찜에 쓰이는 냉동보다는 구이나 스테이크용인 한우를 찾는 사람이 평년보다 늘고 있다. 더운 날씨에 불 앞에서 조리를 꺼리는 주부들이 쉽게 구워서 먹는 한우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라고 풀이된다.

하지만 한낮엔 30도에 육박하는 더위 속에서 배송이 이뤄지기 때문에 선물세트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유통 업체들은 명절 특별관리 배송에 신선을 유지하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