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뮤지컬 한편이 있다. 끌리는 듯 우연히 작품의 세계로 빠진다는 입소문이 자자해 백지상태에서 기자가 직접 찾은 뮤지컬 ‘시티오브엔젤’. 과연 무엇이 흥미로운 것인지 작품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은 공연 시작 10분도 되지 않아 입가의 미소를 잡아당기고 있었다.

하나의 무대에서 두 개의 세계를 펼쳐냈다는 호평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뮤지컬 시티오브엔젤의 한국 초연의 막이 오른 지난 6일(화) 이후 연일 매진사례를 기록하며 좋은 평이 나고 있는 이유를 몸소 느끼는 순간이었다.

탄탄한 작품은 기본이었다. 지난 1989년 미국 브로드웨이 버지니아 극장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이듬해 토니상에서 최고 작품상과 각본상, 음악상, 남우주연상을 비롯한 6개 부분에서 수상한 대작으로 믿고 볼 수밖에 없는 뮤지컬이었다.

그러나 상을 많이 받아서가 아니라 회전으로 돌아가는 무대를 통해 고정된 무대의 역동성을 강조 했다든지 배우들의 캐릭터 연기가 돋보였다든지 하는 장점을 넘어 전자바이올리니스트인 내게 꽂히는 점 하나는 바로 뮤지컬에서 배어나는 재즈의 향기였다.

이 작품은 더 라이프, 스위티 채리티, 푸시, 바넘 등을 작곡하고 프로듀싱한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사이콜먼의 손을 거쳤다. 그는 지난 1940년대 미국 헐리웃에 어울리는 화려한 스윙재즈를 선보였다. 콜먼은 뮤지컬 시티오브엔젤의 풍성한 관악기를 바탕으로 재즈의 향기로 무르익게 했다.

지난 1940년대 재즈는 1930년대 높은 인기를 자랑한 빅밴드 스타일이 없어지고 모던재즈의 초석이 시작된 시기로 재즈가 예술적 경지로 격상되는 시기였다. 또한 지난 1950년대는 클래식의 영향을 받은 쿨 재즈가 유행했고 콜먼은 이 점을 파악하고 모던재즈와 쿨재즈를 활용해 클래식하면서도 음악적 스타일이 돋보이는 시티오브엔젤의 뮤지컬 재즈를 창조해 냈다.

가끔은 이렇게 아무것도 모른 백지상태에서 그 안을 음악으로 채우며 힐링하고 싶다. 아름다운 재즈가 넘실대는 매력 속으로 올 가을 한껏 멋을 내며 뮤지컬 시티오브엔젤은 순항할 것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