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나에게 있어 고난과 고마움의 여름이었다.

사람이 산다는 것이 어쩌면 고난과 더 가깝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마음먹은대로 될 세상이 아님에랴,

아내의 배려로 떠난 휴가가 나의 마음을 돌려 놓은 계기가 되었고

그 때 만난 많은 것들이 한결 내 마음을 다독였다.

고난은 늘 진행형이어야만 하는가?

아직도 집수리가 끝나지 않았다.

다된 수리가 또 윗층집에서의 누수로 인해 물거품이 되었다.

이틀전 발생한 사건에 윗층에서는 또 다른 핑개를 데려고만 한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것이 만고의 진리 임에도

아랫층 사람인 나만 고민하는 양상이다.

묘한 인연이다.

와중에 추석이다.

명절!!

시골에 큰 형이 있지만 교회에 나가는 형수님 덕에

내가 제사를 모시는지라 시골에 갈 이유가 없어졌다.

선산에 부모님은 수시로 찾아 뵙거나 동생이 살핀다.

동생이라도 서울로 올라 왔으면  하는데  저번에 왔다 갔으니 움직일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이래도 저래도 형제간이 모일 일은 없을 것 같다.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재사가 아니라면 처가에라도 갔을텐데...

내가 사는 모양세를 보는 날이 바로 이런 날이 아닌가 싶다.

못났다.

추석 준비는 다 해 놓았다.

조금 부족한 것은 오늘 내일 아내와 내가 하면된다.

내일은 야근이니 아침에 퇴근하여 차례를 지내면 추석은 세월에 묻힐 것이다.

나와 아내 그리고 아이둘

아이 둘 다 결혼을 해도 될 나이인데 ...

아버지 어머니 돌아가시고는 넷이서 보내는 추석이다.

아내는 그래도 작은 계획을 세우면서 싫다 소리 하나 하지 않는다.

영화 두편을 찜해 놓고 고르는 중이고.

야구티켙을 받아 놓고 어디서 언제볼까? 고민중이다.

고맙다.

나는 추석을 계획하는것이 아니라 지낸다.

지낸다는 말이 세삼 딱 들어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진은 네이버에서 가져 왔습니다.

바라보기(qkfkqh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