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ular word
HOME Life Baby&Mom
졸혼담론의 등장배경(1)[칼럼]졸혼에피소드⑦

 

[칼럼]졸혼에피소드⑦

졸혼담론의 등장배경(1)

 

결혼은 그 어떤 관계보다 정서적인 관계이어야 하며, 그것이 제공하는 만족감과 성취감으로 판단된다. 그래서 결혼은 그들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지속적이고 강렬한 친밀한 관계이어야 함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처럼 결혼에 대한 기대감은 확고한데 부부관계는 문제가 되고 있다. 오늘날의 부부들은 실제로 1950년대에 일하고 결혼했던 사람들보다 대화하는 시간이 더 줄어들었다.1) 여기에다 사회 전반의 동의를 얻는 보편적인 결혼관이 사라졌다.

결혼해서 지속적인 가정생활을 꾸려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는 더 이상 모든 사람의 동의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다. 폴스터 다니엘 얀켈로비치는 『새로운 규칙』(New Rules)에서 “결혼은 영구적인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이미 보편화되어 과거와는 분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고 말한다.2) 이렇듯 오늘날 결혼이라는 제도가 위기에 처한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한 사람과 해로하기엔 인간의 수명이 극적으로 길어졌고 가부장제적 억압을 더 이상 디폴트값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만큼 여성 인권도 향상됐다. 그래서 본질적으로는 사랑하는 두 사람이 일평생 모든 것을 함께한다는 결혼제도의 가정 자체에 이제 의문을 제기하면서, 영원히 모든 것을 함께 해야 하는 것이 결혼이라고 생각하다 보면 오히려 결혼의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고3) 경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졸혼’은 기존의 결혼관에서 변화하는 가치관이나 기대수명을 반영함으로써 미래의 결혼관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 할 대안으로 기대 된다.

결혼은 다른 어떤 인간관계와도 전혀 다른 독특한 기회이다. 자기 삶의 모든 부분을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는 기회이다. 좋은 일이나 나쁜 일이나 함께하기로 약속하며 서로의 약속을 믿고,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을 감히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서로의 고통을 느끼고 서로의 약한 면을 감싸 주면서 공통적인 인간성 속에서 우리는 서로와 관계를 맺는다. 결혼은 상대방의 강함에서 환희를 느끼고, 상대방의 성공으로 인해 기뻐한다. 우리는 조언자이자, 동료이며 제일 좋은 친구를 얻게 된다. 한마디로 평생 동반자를 갖는 것이다.4) 그런데 이 평생 동반자가 ‘졸혼’이라는 이름으로 생활상의 동반자에서 따로 떨어져 생활 하겠다는 것이다. 이혼을 하고 헤어져 버리는 것이 아니라, 떠나지 않고 서로가 각자의 방향을 선택 하려는5) 움직임을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때로는 ‘따로따로 시간을 보내는 것’(Spend Time Apart)에6) 대한 필요성에 대해 자주 조언을 듣는 편이다. 어쩌면 이것이 결혼한 부부들에게 비생산적인 것처럼 들리지만, 막상 이런 시간을 체험해 본 부부들의 경우 이구동성으로 그 필요성에 무척 공감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졸혼>은 바로 이런 건강한 부부생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파트너에게 각각의 시간을 배분하는 결혼생활의 일부 계획이다.

 

나는 결혼한 이후에도 종종 친구들끼리 여행을 다니는 계획에 항상 참여 해 왔다. 물른, 나는 내 배우자와 세 명의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때때로 가족들 품에 벗어나서 친구들과 누리는 주말여행도 내게는 아주 소중하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색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새로운 경험을 갖는 것이, 오히려 내 배우자는 더 흥미롭게 생각하고 더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어느 날 쿠릭(Katie Couric)이 스트라이샌드(Barbra Streisand)에게 제임스 브롤린(James Brolin)과 14년간의 행복한 결혼생활의 비결을 묻자 그녀는 "종종 떨어져 시간을 보내는 것" 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떨어져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 서로의 안부를 묻는 전화조차도 낭만적으로 느껴지는데” 비결은 파트너 사이에도 ‘거리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당신의 결혼은 당신이 주된 관계여야 하지만, 그것만이 유일한 관계는 아니다.(Your marriage should be your primary relationship — but it needn’t be the only one)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7)

 

오늘날 결혼이 이렇게 흔들리는 원인을 ‘가벼운’시대 분위기에서만 찾을 수는 없다는데 있다. 결혼생활을 오래 지속하기 힘들게 하는 몇몇 상황과 조건이 더 큰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먼저, 지금처럼 평균적으로 부부가 오랜 시간동안 공동의 삶을 유지한 적이 역사상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신혼이혼보다 높은 황혼 이혼율, 그리고 졸혼과 같이 ‘결혼을 시작과 끝’이 있는 생애 어느 한 지점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평균수명’에 있다.

지난 2백년간 인류의 평균 수명은 3배나 늘었다. 18세기에는 평균수명이 겨우 30세에 불과 했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부부들이 죽음 때문에 지금 보다 휠씬 빨리 결혼생활의 끝을 보았다. 그 시대에 해당되는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라는 결혼 서약의 의미는 지금은 결혼 생활 중에 겨우 반 정도의 시간을 함께 보냈거나 아니면 미처 절반을 채우지 못한 시점에 해당될 뿐이다.

부부문제 상담전문가로서 나는 오랫동안 많은 경험을 했다. 그러나 나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것처럼 쉽게 결혼생활을 포기하고 도망치는 부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오히려 거의 모든 당사자들이 어쩔 수 없는 이별에 괴로워하고, 이혼을 결정할 때까지 걸리는 오랜 시간과 그 뒤에 따라오는 휠씬 더 긴 극복의 시간동안 내내 엄청난 고통에 시달린다. 오늘날 결혼이 흔들리는 원인을 ‘가벼운’시대 분위기에서만 찾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옛날에는 경제적 생존이라는 이유 때문에 결혼관계를 깬다는 것이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결혼이란, 무엇보다 경제 공동체를 형성하는 행위였다. 지금도 때로는 이 법칙이 유효하다.

하지만 예전처럼 그렇게 물질적인 생존이 결혼생활의 충분조건이 되는 경우는 흔치않다. 또 옛날에는 남녀사이에 불가피한 보완을 위한 역할 분담이 무척 뚜렷했다. 외부세계와 생존투쟁은 남자가 맡았고, 가정의 유지와 정서적 보살핌은 여자 몫이었다. 하지만 이런 오랜 역할 모델은 현실에서 점차 힘을 잃고 있다. 여성들은 남성들과 대등하게 직업 사회 활동을 영위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서로에 대해서 독립성도 휠씬 더 확대되었다.

또 과거의 결혼은 동일한 세계관과 종교 혹은 문화 가문의 풍습으로 묶여 있었다. 결혼이란 깨질 수 없는 성스러운 결합이라는 종교 등의 가르침이 사회적 차원은 물른이고 일정 기간 동안 법적으로도 유효한 구속력을 지닌 적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종교나 가문의 풍속이 개인의 삶을 그렇게 강하게 통제하지 못한다. 이처럼 과거에는 공통된 기반위에 놓인 세계관과 규범, 굳건히 고정된 성 역할, 경제적인 필요 등의 요인들이 결혼을 외부에서(그리고 내부에서도 역시) 규정하고 거의 꼼짝 못할 만큼 배우자들을 결합시키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요인들이 큰 의미가 없다. 그리고 명확하게 정의 된 규범이 없는 가족생활로 인해 각 가정의 부부들은 그때그때 마다 각자의 가족에 알맞은 가족 역할과 책임을 나눌 방법에 대해 스스로 대화하고 협의해야 한다. 결국 결혼은 낭만적 인 환상으로 둘러싸여있는 관계이지만, 실제 생활에서 부부는 수년 혹은 수십 년에 걸쳐 인생의 가장 어려운 과제 중 하나 인 부부간의 역할, 상호존중, 의사결정 문제를 협상하는 과정에서 결국 부부간의 정서적 관계는 대부분 바닥나거나 고갈 되어 버리고 만다.8)

이제 결혼을 튼튼하게 지켜주는 것은 오직 인간 대 인간으로서 부부가 맺는 관계의 질 밖에는 없다. 말하자면 두 사람이 서로 얼마나 잘 지내고 조화를 이루고 사랑하느냐에 따라 그들이 부부로 남을 것인지 아닌지가 결정된다. 이런 모든 점을 고려해 볼 때, 몇 십 년 전에 비해 오늘의 결혼이 더 자주 존폐 위기에 빠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9)

 

 

[출처 및 인용, 참고문헌]

 

1) Steven Mintz Ph.D./The Prime of Life, Is Marriage in Decline?, psychologytoday.com, Posted Mar 07, 2015

2) 하워드 헨드릭스 책임편집, 부부의 결혼생활과 사랑만들기, 파이디온선교회(1993), p.58

3) <뉴욕타임스>, 더 깊은 사랑 원하면 ‘결혼 안식년’ 가지세요, 미주한국일보, 2016-12-28

4) 卒婚したい「熟年離婚の前に専門弁護士に法律上の問題を無料 相談, 卒婚したい, jodila.com

5) 니키& 실라리, 결혼, 알파코리아 역, 서로사랑(2007), p.27

6) The Little Vegas Chapel, The Top 6 Factors that Contribute to a Happy Marriage, thelittlevegaschapel.com, 2015. 8. 31

7) By Ann Brenoff, 11 Ways To Make Your Long-Term Marriage Happier, Starting Today, huffpost.com, Updated Dec 06, 2017

8) Steven Mintz Ph.D./The Prime of Life, 위의 글

9) 한스 옐루셰크, 왜 사랑하기를두려워하는가, 김시형 옮김, 교양인(2008), p.13-18

 

*필자:  <82년생김철수①>외 다수/ 나의서재(도서목록참조  www.bookk.co.kr/khn52)

 

 

 

#졸혼#결혼#이혼#행복#사랑#가족#
1
0
I love this posting (Send donation)
로그인

결리재의 다른 포스트 보기
Comments 4개, 60자 이상 댓글에는 토큰 50개 (BUGS)를 드립니다.
50 tokens (BUGS) will be given to comments longer than 60 characters.
Show all comments
  • 강남소나기(saza10002) 2019-10-12 19:00:12 125.186.***.***

    같이 살면서 남보다 못하게 미워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것보다는 졸혼도 좋다고 봅니다
    생명연장으로 함께하는 결혼생활이 길어지면서 생기는 제도네요.   삭제

    • rnjswjdwbs(rnjswjdwbs)VIPVIP 2019-09-23 23:08:28 36.39.***.***

      예전에. Tv예능에서. 백일섭. 선생님께서. 졸혼을. 했다고.하셨을. 그때. 처음으로. 졸혼을. 들었는대. 백일섭. 선생님의. 얘길. 들어보니. 서로한테. 좋은. 선택인것. 같더라구요   삭제

      • jasmine(jasmine)VIP 2019-09-22 23:36:51 110.47.***.***

        긴 글 잘 보았습니다 졸혼이란 말에 공감하지만 꼭 졸혼을해야만 서로의 거리감을 줄수 있는 걸까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서로에게 시간을 주어 자신의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며 그런 서로에게 응원을 해주면 훨 씬 멋진 life가 되지 않을련지요   삭제

        • 바라보기(qkfkqhrl)VIPVIP 2019-09-21 15:01:36 14.5.***.***

          졸혼에 대한 이야기를 오랜만에 대하게 됩니다.
          몇년전 유행처럼 졸혼이 번져갔고 지금은 보편화 된 것인지 놀랠일이 아닌 것인지 참오랜만의 울림입니다.
          잘 보았습니다.   삭제

          icon인기 포스트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