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할지 아니면 잘하는 일을 할지. 이상적인 삶을 살지 아니면 현실에 안주할지 고민한다. 고민은 끝이없다. 고민이 끝날 때쯤 새로운 고민이 생긴다. 학생 때는 수능치고 대학만 가면 끝날 줄 알았다. 대학교에 가니 군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2년의 군 복무기간만 끝나면 자유로운 삶이 기다릴 줄 알았다. 전역 후 복학하니 취업난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취직하고 돈 벌면 앞으로 고민따윈 없을 줄 알았다. 취업을 하니 결혼이 기다리고 있었다. 결혼 이후 출산, 이직, 맞벌이 등 고민할 일은 계속 늘어만 갔다.

솔직히 고민 없이 살 수 있다. 현재에 만족하며, 감사하며 살아도 된다. 내가 뭔가 도전하려고 하면 아내는 현재에 감사하라며 제발 뭐 좀 하지 말라고 한다. 틀린말은 아니지만 현재 내 삶이 불만족스러워서 뭔가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한 번 사는 인생 조금 더 즐겁고 재밌게 살고 싶어서 도전하는 것이다. 긴 시간 공부하고 회사 일만 했지 정작 내가 뭘 좋아하고 잘하는지 잘 모른다. 그래서 이것저것 더 나이가 들기 전에 도전해 보는 것이다.

외국계 회사에 입사하기 전 영어로 말하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외국 사람과 자유자재로 대화하고, 프리젠테이션을 영어로 하고 참 멋져 보였다. 막상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다 보니 그것도 잠시였다. 치열한 경쟁에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에 버티는 게 쉽지 않았다. 그리고 5년정도 되니 성장동력을 잃었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도 3, 5, 7, 10년마다 위기가 온다고 했다. 나도 위기가 온 것 같다. 이상적인 삶을 살고 싶다. 남들은 불가능하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대로 이상향을 꿈꾸며 살고 싶다.

그럼 내가 원하는 삶이란 무엇일까? 일단 열정을 가지고 즐겁게 일하는 것이다. 무한한 아이디어를 내고 그걸 실현해보고,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 생각을 나누고, 배우고 일. 돈을 더 벌고 싶다는 마음보다 시간을 내가 원하는 것에 쓰고 싶다. 지금 수준의 수입만 유지된다면 다른 일을 하고 싶다. 누구나 경제적, 시간적 자유 같은 이상을 꿈꾼다. 마치 로또 당첨되면 인생이 바뀔 것처럼. 많은 성공자들의 책을 보면 막상 경제적 자유를 가진다고 행복하진 않다고 말한다. 돈과 행복은 어느 정도는 비례하지만 그 이상은 크게 의미 없다고 한다. 물론 내가 거기까지 가본적 이 없어 그들의 말을 100% 공감할 순 없지만 아마 그들도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했었을 것이다.

​한때 토익계를 주름잡았던 유수연 강사의 말에 의하면 여행이 즐거운 이유는 자신이 머물고 있는 공간을 벗어나 이방인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평생 여행하고 살면 그건 이방인 놀이가 아닌 진짜 이방인이 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우울하고 불행하다고 했다. 사람은 어딘가에 소속되어야 행복감을 느낀다고...

​이상적으로 살 수 있을까? 아무도 모른다. 도전하지 않으면 그냥 사는 거고, 이상을 위해 도전하면 100% 이상은 아니지만 거기에 근접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많은 사람들이 안 된다고 말했다고 진짜 안 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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