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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차이일까, 문화 차이일까유행에 둔감해지는 나이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다 낯선 말들이 자꾸 들려온다.
요즘 아이들이 쓰는 줄임말 때문이다.
자기들끼리는 신조어라고 하는데 졸지에 나는 말귀 못 알아듣는 사람이 되어 있다. 뜻을 몰라 말의 흐름이 자꾸 끊어놓는다.
너도, 나도 트렌드처럼 자신들의 신조어를 모르면 시대에 뒤처지는 찐따가 되고마니, 참 짜증 난다. 
도대체 누가 한글을 가지고 저런 말장난을 할까? 세계화에 맞춰 외래어가 들어와 이런 것이라면 이해가 될 법한데 멀쩡히 있는 말들을 꼭 이래야 하나 싶은 것이다.
아이들은 줄임말이 마치 국어사전에 올라가 있는 언어처럼 자연스럽게 입에 착 감기듯 사용하고 있다
그래 나도 이제 늙는구나, 예전에 할머니가 우리들 말귀를 못 알아들은 게 이런 상황이었겠구나 
 
나는 내 아이들 입에서 나오는 신조어를 비난하기보다 그 뜻을  묻는다. 대화의 흐름이 끊어져도 묻고 또 묻는다.
그 말도 안 되는 트렌드가 딱히 이해돼서는 아니다. 세종대왕이 울고 통곡할 노릇이지만  국어사전에 오를 말인지도 모르고 한때 유행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를  신조어이지만 
내 아이들의 유행에 무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엄마로서 아이의 말을 못 알아듣는 것도 싫고  대화에서  밀려나는 건 더욱더 싫다. 
찾아서 공부할 생각은 없지만 내 아이의 입을 통해 나온 신조어 정도는 내 아이에게 물어서라도 알고 싶다. 
갑분싸? 그게 뭐야?
존귀? 
문찐?
아이들의 해석을 듣고 나면 참 별걸 다 줄인다 싶었다.
그것도 모자라서 글자를 거꾸로 읽는 것도 있다고 한다. 
 '룸곡옾눞' 이라고 폭풍눈물을 거꾸로 읽은 것이다. 
나 참 완전히 난센스도 아니고 왜들  이러는 걸까요?

 

4차산업혁명, 가상현실, 비트코인에 관한 용어, SNS, 1인경제 용어만으로 못 알아듣는 게 너무 많아 머리가 지끈지끈한 데, 줄임말도 모자라 거꾸로 읽는다고?
이들이 거꾸로 읽는 '폭풍 눈물'을  거꾸로 쓰는 데  1분이나 걸렸다. 왜 이런 쓸데없는 소모전에 시간을 낭비해야 하는 일인지.
도저히 이들의 신조어는 이상해서 그냥 그들이 말하는 문찐(문화 왕따)을 자처하고 싶다. 아니 따라잡기가 싫다. 단지 내 아이들이 사용하는 신조어를 그때그때 묻는 것으로 내가 늙고 있다는 걸 받아들인다. 
 
그러고 보면 내가 늙는구나 여기는 부분이 여기에 있다. 예전 같았으면 분명히 내 아이들에게 그런 말을 왜 쓰냐고 못 쓰게 했을 것이다. 왜 좋은 말 놔두고 그렇게 비틀고 줄이고 뒤집어야 하냐고,
하지만 나는 그들의 신조어에 그저 헛웃음만 가미해주고 그 의미를 물어보고 있다.
또 그 말은 뭐를 줄인 건데, 또 그 말은 무슨 뜻인데, 왜 말을 뒤집어 어렵게 쓰는 건데, 너희들 어지간히 심심하구나 하며 웃는다.
 

 

요즘 아이들의 한 문장은 주어, 목적어, 서술어란 형식은 없어 보인다. 그저 자신의 감정만 드러내는 '존나'와 '열나'가 다다. 버스 안에서 학생들이 쓰는 말을 듣고 있으면 솔직히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없다.
여학생이나 남학생이나 할 것 없이 사용하는 말들이 이쁘게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저들의 세상에서는 너무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어떨 땐 그들이 나이 먹은 꼰대 취급해도 '존나' 대신 '진짜'를 쓰면 좀 안 되겠니? 하고 말하고 싶기도 하다. 그러다 아서라, 말자 한다.
저들의 세계에서는 저게 트렌드고 유행이라고 하니 그냥  존중해야하는 게 낫다고 말이다. 
나도 나이가 들수록 모든 것에 그냥 그저 웃게 된다. 내 온몸으로 받아들여져서가 아니라, 그래! 그들의 세상은 나와의 세상과는 또 다르지!  인정하고 만다는 것이다.
그들의 세상에서 나는 문찐으로.
#신조어#줄임말#언어#트렌드#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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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하호호(culam92)VIPVIP 2019-10-09 11:22:39

    저는 개인적으로 세대차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나이를 좀 먹으니 예전에 쓰던 유행어를 안쓰게 되더라구요 심지어 친구들과의 대화시에도 현재 유행하는 유행어 신조어를 쓰게 되면 철없어 보이고 없어보인다(?)랄까요ㅎㅎ 하지만 어린세대들이 쓰는것도 이해가 갑니다ㅎㅎ   삭제

    • momo(kondora)VIP 2019-10-09 09:59:31

      저희집 아이들도 그래요..
      대화 하는걸 보면 단답형으로 예기하는 부분이 있더라구요..
      물론 저랑은 맞지 않는 대화법이지만, 어쩌겠어요.. 요즘 애들 대부분 이런식으로 얘기를 한다니 그려려니 해야줘..
      줄임말 사용에 대해 큰 반대는 안하지만, 그렇다고 긍정적으로 보지도 않아요..
      잘 못 사용하다보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거든요..
      그냥 적당히 사용했으면 좋겠네요..ㅎㅎ   삭제

      • 억수로빠른 거북이(turtle7997)VIPVIP 2019-10-09 01:20:04

        ㅎㅎ .. 폭풍눈물 이라는 단어를 1분이나 걸려서 쓰셨는데 그래도 오타가 났네요.^^
        그들의 트렌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게 쉽지가 않습니다.^^   삭제

        • 은비솔99(rose3719) 2019-10-08 18:59:07

          저도 아이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못알아듣는 말들이 많네요. 갈수록 말도 짧아지고 유행어들이 생겨나서 유행을 모르면 아이들과 대화를 할수가 없네요..   삭제

          • () 2019-10-08 18:04:45

            그렇더군요.
            못알아듣는게 너무 많아서 포기하죠.
            그냥웃지요가 정답입니다.
            영어말도 버거운게 사실이고 이래저래 힘드네요.
            이꼰대.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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