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_  justy

   볕이 순해지고 있습니다

   잎을 지나며 누르스름해집니다

   기력이 다한 단풍나무 손가락을 풀고

   바람을 기다립니다

   돌아가는 길에 핑계를 부여하는

   미풍이 반갑습니다

   길이 막히고 누렇게 말라가는 일이

   어찌 그대들 뿐이겠습니까

   돌아가는 일이란 누구의 책임도 아닙니다

   그저 돌아가지는 일입니다

   손을 놓는 일은 생기지 않습니다

   그저 놓아질 뿐입니다

   그러나 혹시 알겠습니까

   저녁 해가 돌고 돌아 반대편에 나타나듯

   그렇게 모르는 곳에서 떠오르게 될런지

jus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