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옥하던 날

이순신은 어명을 거부했다는 죄목으로 한양으로 압송되어 심한 고통을 받고

28일 동안 투옥되었습니다.

정탁을 비롯한 신하들의 간청으로 백의종군 처벌을 받고 간신히 풀려난

1597년 4월 1일, 이순신은 『난중일기』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맑음. 옥문을 나왔다.”

이튿날인 4월 2일에는 이렇게 적었지요.

“필공을 불러 붓을 매게 했다.”

생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막다른 상황에 쫓기고도 이순신은 결코 체념, 분노,

절망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출옥한 날부터 다시 일기를 썼다는 사실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요.

‘맑음’은 자신에게 주어진 가혹한 운명을 담담히 받아들이겠다는 심정의 표현이고,

‘붓을 매게 했다.’는 것은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내일을 준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힙니다.

일기, 오늘부터 다시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요?